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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가까운 남녀의 고민 <연애의 맛>

성기(오지호)와 신설(강예원)은 각각 이성(異性)의 성기를 가장 많이 들여다본 사람이다. 성기는 산부인과 전문의요, 신설(강예원)은 금녀의 벽을 깨고 당당히 개업한 비뇨기과 의사다. 두 사람에게는 남모르는 고민이 있다. 성기는 발기부전 증세로 여성을 피하는 남자다. 신설은 고추가 들어간 음식을 먹은 남자와 키스만으로 심각한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는 예민한 여자다. 어느 날 성기가 신설이 사는 아파트 위층으로 이사 온다. 위층 남자 성기는 드릴 질로 신설의 황금 같은 일요일 낮을 망쳐버리더니 주차 문제로 신경을 긁는다. 서로 으르렁대던 두 사람은 성기가 신설의 병원 바로 옆 건물에 ‘예쁜이수술 전문’ 산부인과를 개업하면서 서로 부딪히는 일이 잦아진다. 급기야 신설이 성기의 병원을 방문한 여성들을 상대로 ‘그것은 여성의 문제만이 아니다’라는 것을 강조하며 홍보를 해대는 탓에 성기와 신설의 갈등은 고조된다.

전체적인 흐름은 서로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간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TV드라마를 통해 허우대 멀쩡한 ‘찌질남’의 대명사로 떠오른 오지호와 당찬 4차원의 코믹 연기를 주로 해온 강예원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기를 한다. 김아론 감독은 서로 대조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맺고 있는 관계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감독이다. <연애의 맛>은 대조적인 것처럼 보이는 남녀의 고민의 가까움을 두 사람이 점유한 공간과 관계를 통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육체의 고민의 해결이 결국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스토리로 귀결되는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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