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반스(헤더 소서먼)는 자신의 수치스러운 동영상이 페이스북을 통해 인터넷에 퍼진 것을 비관해 자살한다. 1년 후 로라 반스의 기일, 블레어(셸리 헤닝)와 친구들은 평소와 같이 그룹 화상채팅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룹 채팅방에 알 수 없는 아이디의 유저 ‘빌리’가 입장한다. 빌리는 블레어와 친구들에게 로라 반스의 이야기를 꺼낸다. 블레어와 친구들은 빌리를 강퇴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도리어 죽음을 조건으로 내건 빌리의 게임에 속수무책으로 말려든다.
한 아이의 집에 출동까지 한 경찰은 왜 나머지 아이들에게는 연락하지 않는가, 이들의 부모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나, 어떻게 여섯명의 아이들이 하나같이 집에 혼자 남겨질 수 있는가 등 ‘빈 곳’에 의문이 남기는 하지만 호러영화 속의 10대란 대개가 어른이 없는 세계 안에 살고 있으니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빌리는 로라 반스의 유령일 것이 명백한데 그가 어떻게 켄의 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는가 하는 물리적인 궁금증도 가져볼 수 있다. 물론 작은 호기심은 호러영화를 대하는 관용으로 혹은 장점에 대한 상쇄로 모른 척 넘길 만도 하다.
먼저 눈에 드는 점은 독창적인 촬영이다. 영화는 단 16일 만에 촬영을 마쳤고 여섯명의 배우가 각기 마련된 방에 들어가 스스로 웹캠을 찍는 방식으로 촬영됐다. 웹캠의 버퍼링 탓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관객은 때로 아이들의 표정과 감정을 놓친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채팅창에 글과 댓글을 쓰며 관객이 자신들의 심리를 따를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운드트랙을 쓰는 방식이 귀엽기까지 한데 드물게 웃음을 유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일례로 블레어가 결정적인 거짓말을 하는 순간 ‘심판’이 이루어지며 빌리는 블레어의 컴퓨터를 원격 조종해 <How you lie, lie, lie>라는 곡을 재생한다는 식이다.
또한 영화는 구글, 지메일, 스포티파이, 스카이프 등이 더이상 특정 집단의 기호품이 아닌 일상적 생활수단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디지털 사회에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이 비공개 게시물의 공개 전환, 즉 사생활의 폭로임을 선명하게 드러내는데 그 수단이 사뭇 섬뜩하다. 다만 이를 드러내는 방식이 서스펜스보다는 서프라이즈에 가깝다는 점이 조금 싱겁다.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 <인시디어스>(2010), <더 퍼지>(2013) 등 최근 가장 각광받는 호러영화 제작자인 제이슨 블룸이 제작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