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사고뭉치 소녀 유고는 숲속에서 만난 찐빵 괴물 라라를 쫓다 하늘고래에 올라타게 된다. 동물들만 사는 신비의 구름섬에 도착한 유고와 라라는 신나는 탐험을 즐기지만, 인간은 3일이면 동물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라라는 아홉 별의 봉인을 풀 수 있는 존재로 밝혀진다. 호랑 장군과 여우 대사는 봉인을 풀어 인간을 모두 동물로 만들려는 목적으로 라라를 잡으려 한다. 3일이 되기 전 집에 돌아가야만 하는 유고와 잡히면 희생양이 되는 라라는 멍텅구리 곰 아저씨를 만나 도망치기 시작한다.
2014년 개봉한 <유고와 라라: 신비의 숲 어드벤처>의 이전 시리즈다. 한국에서는 후속편이 먼저 개봉했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액션이 강하다. 호랑이와 여우는 장풍과 레이저빔을 쏘고, 유고는 동물들과 육탄전을 해대며 1990년대 격투게임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3D 캐릭터의 동작이 과장된 느낌이 있지만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입체적 질감이 극대화된 동물 캐릭터들은 사랑스럽고, 동양적인 색이 가미된 배경도 볼거리다. 중국 애니메이션의 성장 지표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 적대적인 안티고니스트와 유고를 돕는 조력자의 행동에 대한 이유가 비어 있어 서사의 전개엔 물음표가 남는다.
자연과 인간의 갈등과 화해를 다루려다 만 듯한 메시지도 설명이 충분치 않다. 영화의 대부분을 슬랩스틱과 스펙터클에 할애하느라 서사의 개연성을 확보하지 못한 모양새다. 플롯의 종착역을 오로지 감동의 순간만으로 얼버무리는 마무리 또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