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뉴욕, 유류 회사를 운영하는 아벨(오스카 아이삭)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 재산을 쏟아붓고 대출까지 받아 땅을 사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잇달아 기름을 훔쳐가는 무장 강도 때문에 회사의 신용이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검찰까지 회사의 회계 문제를 조사하기 시작하자 아벨은 진퇴양난에 처한다. 그는 과연 자신의 사업을 지킬 수 있을까, 이를 위해 필요한 150만달러의 자금을 무사히 마련할 수 있을까.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과 <올 이즈 로스트>에 이은 J. C. 챈더의 세 번째 장편 <모스트 바이어런트>는 파국을 묘사하는 감독 특유의 솜씨가 십분 드러난 작품이다. 전작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곤경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던 J. C. 챈더는 이번 작품에서도 같은 테마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특히 주목할 것은 주인공의 목을 서서히 죄는 느리고 묵직한 리듬이다. 어떤 사건에 따른 결과를 즉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세심하게 배치한 에피소드들을 찬찬히 등장시키며 아벨을 삼키려는 늪의 전체 풍경을 조금씩 드러내는 것이다. 이런 화법은 주인공의 복합적인 심리묘사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영화 속 현실의 어떤 인과관계를 간단히 재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지지할 만하다. 비록 몇몇 장면이 미국의 현실에 대한 지나치게 직접적인 논평으로 느껴질 때가 있어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J. C. 챈더가 2시간에 걸쳐 공들여 묘사한 한 인간의 치열한 내적 고민은 <모스트 바이어런트>를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