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반 디젤)과 멤버들은 범죄조직 소탕 후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전작에서 처리한 범죄조직의 리더 오웬 쇼의 형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가 동생의 복수를 위해 멤버들을 차례로 공격한다. 특수부대 출신 용병 데카드 쇼의 난입에 맞서 정부요원 페티(커트 러셀)가 도미닉을 돕는다. 페티는 납치당한 해커 램지(내털리 에마뉘엘)의 구출을 의뢰하고 도미닉은 멤버들을 다시 모아 반격을 시작한다.
거대하고 시끄럽고 가차 없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유독 국내에서 평가절하됐다. 무려 7편까지 개봉한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23억8천만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둔 괴물이다. “경찰서도 털었고 탱크랑 붙고 전투기까지 떨어뜨렸지만 이건 무리다”라는 개그 담당 멤버 로만 피어스(타이레스 깁슨)의 투정처럼 속편이 나올 때마다 더 큰, 더 놀라운, 더 짜릿한 볼거리를 제공해왔다. 시리즈가 거듭됨에도 활력을 잃지 않는 비결은 확장이 아니라 거꾸로 단순함에 있다.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뒷골목 레이싱에서 벗어나 판을 키울 때도 슈퍼카들의 무한질주라는 초심을 놓지 않는다. 적이 있고, 가족 같은 멤버를 위해 달린다. 스토리 라인은 그거면 족하다. 나머지는 얼마나 더 빠르게, 새롭게, 기가 막히게 달리는가에 달렸다.
기본적으로 대리만족을 위한 영화다. 현실에서는 한번도 보기 힘든 슈퍼카들이 즐비하게 등장하고 그것을 아낌없이 때려부순다. 전체의 호흡보다 시퀀스별 액션의 짜임새가 더 중요한데 전세계를 무대로 애스턴 마틴 DB9, 라이칸 하이퍼스포트 등 슈퍼카들의 성능을 시험하는 모터쇼나 다를 바 없다. 여기에 1차원적인 남자의 허세와 이른바 간지 나는 영상들이 결합하며 묘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속도감, 리듬감, 타격감은 거의 게임 속 대리체험에 가까운데 쉴 새 없이 물량을 쏟아부으며 아드레날린을 자극한다. 사실 시퀀스별 연결은 거의 조립 수준이고 캐릭터들의 감정선 따윈 안중에도 없지만 차라리 이 정도까지 단순하고 시원하고 깔끔하게 액션과 파괴에 집중하면 딴지 걸고 싶은 마음마저 사라진다. 장소를 바꿔가며 워낙 때려부수다 보니 후반부에는 다소 지치고 둔감해질지도 모르겠다.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폴 워커를 CG와 대역을 활용해 멋지게 스크린에서 부활시켰는데 엔딩에서 그에게 바치는 헌사를 듣고 있으면 팬이 아니라도 충분히 마음이 동할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