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0일 프레스센터에서 ‘부산국제영화제 미래 비전과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영화계가 인정하는 분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모셔와 1년이나 1년6개월 공동집행위원장을 지낸 뒤 물러나겠다.” 지난 3월1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미래 비전과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부산시로부터 사퇴 권고를 받았을 때 공동집행위원장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시의 인적, 조직 쇄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는 못하지만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 요구에 영화계가 인정하는 사람을 모셔와 안정시킨 뒤 물러나겠다. 나 하나 물러나는 것으로 끝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얘기를 들은 토론 참석자들은 강한 우려를 표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 집행위원장이 부산시가 영화제에 요구하는 인적 쇄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얘기하면서, 오히려 물러나겠다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영화감독들로선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영화제들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간섭이 있는 영화제라면 누가 가려고 하겠나. 난 문제가 되는 영화가 걸러지는 영화제에 걸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 그런 영화제에 초청되는 것 자체가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공동집행위원장 체제 제안을 듣고 당황스러웠다. 부산시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그건 타협이다”라고 이 집행위원장의 결정에 반대했다.
공청회를 지켜보던 영화인들도 부산시의 공동집행위원장 체제 요구를 강하게 비판했다. 파인하우스필름 이준동 대표는 “이용관 집행위원장 말고 누가 그 자리에 와서 역할을 해낼 수 있겠는가? 없다. 결국 부산시의 입장을 생각해 이 위원장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양새인데 그렇게 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은화 대표는 “이제는 부산시가 영화제 독립성 침해에 대한 영화인들의 공개사과 요구에 대답할 차례”라고 부산시를 강하게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