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직장에 충성한다고 해서 위 세대처럼 미래가 보장되지 않죠. 저는 필사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좋은 성과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철사와 구리선을 팔기 위해 고물상 사장과 가격 흥정을 하던 루이스 블룸(제이크 질렌홀)은 대뜸 자신을 취직시켜달라며 이런 얘기를 꺼낸다. 물론 사장은 그의 얘기를 귓등으로 듣고 만다. 돈을 위해서라면,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필사적으로’ 할 준비가 돼 있는 루이스는 밤길을 운전하다 교통사고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그 영상을 방송국 보도팀에 팔아넘기는 일명 ‘나이트 크롤러’를 목격한다. 그것이 돈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안 루이스는 곧장 카메라와 경찰 무전기를 사서 각종 사건•사고 현장을 돈다. 한편 지역 방송국 KWLA의 보도국장 니나(르네 루소)는 뉴스의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자극적인 영상도 여과 없이 내보내길 꺼리지 않으며, 그런 니나의 신임을 받은 루이스는 점점 선정적 영상과 특종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본 레거시> <리얼스틸>의 각본을 쓴 시나리오작가 댄 길로이는 연출 데뷔작 <나이트 크롤러>에서 제 기능을 상실한 언론과 도덕성을 상실한 한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타인의 목숨보다 자신의 성공이 더 중요한 루이스는 어쩌면 이 사회가 낳은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일지도 모른다. 댄 길로이 감독 역시 “진정한 공포의 대상은 루이스 블룸이 아니라 그를 창조한 사회”라 말했다. 13kg의 체중 감량으로 사회부적응자의 날선 모습을 완벽히 표현한 제이크 질렌홀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