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버드는 태어나서 한번도 집 밖을 나가본 적 없는 소심한 꼬마 새다. 한편 숲속 철새들은 겨울을 대비해 대장 다리우스의 지도하에 따뜻한 아프리카로 떠날 채비를 한다. 그러나 다리우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철새들은 대혼란을 겪는다. 우연한 기회로 옐로우버드가 다리우스를 대신해 철새들의 아프리카행의 길잡이로 나선다. 난생처음 드넓은 세상과 마주하게 된 옐로우버드와 옐로우버드가 다리우스의 후계자인 줄로만 알고 그를 따르는 철새 무리 사이에 번번이 크고 작은 갈등이 일어나고 옐로우버드가 지중해가 아니라 혹한의 북극해로 안내하면서 상황은 더욱 안 좋게 흐른다.
프랑스산 애니메이션 <옐로우버드>는 무엇보다도 그림 보는 재미가 좋다. 얼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큼직한 눈에, 들쭉날쭉한 깃털을 달고 다니는 옐로우버드부터 푸른빛이 감도는 오동통한 철새들까지 익살맞은 캐릭터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다리우스를 습격하는 날렵한 야생 동물들의 모션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생생하다. 철새의 이동을 따라 다양하게 선보이는 부감숏과 360도 회전 앵글은 새들의 좌충우돌 여행과 잘 맞아떨어진다. 반면 엉성하고 뻔한 서사는 아쉬운 지점이다. 세상물정 모르던 옐로우버드가 갑작스럽게 철새떼의 리더가 된다든지, 옐로우버드를 무작정 비난하는 악연과 옐로우버드를 감싸고도는 무리가 전형적으로 나뉘는 게 대표적이다. 옐로우버드가 마지막 순간에 해결책으로 꺼내든 히든 카드 역시 해피엔딩으로 가기 위한 갑작스러운 선택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