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노리코(아라이 나나오)가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 SNS를 뜨겁게 달군다. 그녀의 회사 동료 가노 리사코(렌부쓰 미사코)는 방송사에 근무하는 동창 아카호시 유지(아야노 고)에게 유력한 용의자를 안다며 연락을 취한다. 아카호시 유지는 노리코의 주변 동료들을 차례로 인터뷰하며 범인을 추적해가는 한편 그 과정을 SNS에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인터뷰를 하는 사람마다 내놓는 진술은 다르지만 모두 시로노 미키(이노우에 마에)를 의심스러운 인물로 지목한다. 하지만 SNS에 그녀의 실명이 공개되자 또 다른 증언들이 나타난다.
<백설공주 살인사건>은 “기억은 조작되기도 해. 자신에게 유리한 대로 말하는 거라고”라는 대사로 압축되는 영화다. 원작 소설가 미나토 가나에가 기억이 중첩되거나 엇나가는 순서를 치밀하게 배열하며 서스펜스의 토대를 마련했다면,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은 원작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연출방식을 활용했다. 인터뷰와 뉴스영상, SNS 자막의 적극적인 사용은 사건이 왜곡되는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가령 아카호시 유지가 취재를 위해 인터뷰했던 장면들이 영화 속 TV프로그램의 (흡사 <추적 60분>을 닮은) 영상으로 가공되어 등장할 때 관객은 방송편집의 위력을 체험한다. 한편 후반부로 갈수록 상징적인 장면과 대사가 돌출하면서 종종 감상을 방해한다. 동화 <백설공주>에서 멈추지 않고 <빨간머리 앤>을 무리하게 차용한 시도가 그러하다. 과감한 연출만큼 각색에서도 결단이 필요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