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15 <쿵푸 팬더3> <피치 퍼펙트2> <그림스비> 2014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 2013 <페인 & 게인> 2012 <배철러레트> <피치 퍼펙트> 2011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드라마 2013∼14 <슈퍼 펀 나이트> 2003∼7 <피자>
방심하면, 밀려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은 영미권에서 한 ‘유머’하는 코미디언들이 웃음 각축전을 벌이는 영화다. 벤 스틸러와 로빈 윌리엄스, 스티브 쿠건과 리키 저베이스. 이 베테랑 코미디 배우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신인이 있다. 대영박물관의 야간 경비원 틸리로 출연하는 호주 출신의 여배우 르벨 윌슨이다. 검문소에서 서류를 작성하다 깜빡 잠이 들더라도 아무 일 없는 일상을 반복하던 틸리는, 고대 석판에 의해 깨어난 네안데르탈인 ‘라’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야간 경비 래리와 ‘라’를 오가며 1인2역을 선보이는 벤 스틸러와 르벨 윌슨이 주고받는 유머와 애드리브의 감각은 두 배우의 어마어마한 경력 차이를 잠시 잊게 만들 정도로 만족스럽다. 역시 웃기는 데에는 선후배가 따로 없는 법이다.
법률가를 꿈꾸던 르벨 윌슨이 코미디언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다소 엉뚱하다. 남아프리카에서 호주 청소년 대사로 활약하다가 심한 말라리아에 걸렸는데,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 “여배우가 되어 뛰어난 연기력으로 아카데미상을 받는 환각”이 보였다는 거다. 너무 비현실적이라 혹시 농담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는 법대를 졸업한 지 5년 만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의 주•조연 자리를 꿰찼고 주드 애파토우가 제작한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뮤지컬코미디 <피치 퍼펙트>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어떤 영화에 출연하든 관객의 웃음을 훔치고야 마는 이 신예 코미디언의 모습은 사샤 바론 코언의 스파이영화 <그림스비>에서 다시 볼 수 있을 예정이다. 물론, 평범한 스파이영화는 아닐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