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년 히로(라이언 포터)는 불법 로봇 격투대회에 나가는 걸 즐기며 재능을 낭비한다. 이를 안타까워한 형 테디(대니얼 헤니)는 천재 공학도들이 모인 자신의 대학에 히로가 입학하길 기대한다. 히로가 마음을 고쳐먹고 깜짝 놀랄 만한 로봇을 개발하고 입학 허가를 받는 찰나 학교에 불이 나고, 교수를 구하러 뛰어들어간 형이 세상을 뜨고 만다. 실의에 빠져 지내던 히로는 형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형이 개발한 건강관리 로봇 베이맥스와 함께 조사에 나선다.
일본 애니메이션 <철인28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소년과 로봇의 우정이라는 테마는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브래드 버드의 <아이언 자이언트>(1999)를 비롯해 <빅 히어로>처럼 로봇 격투대회가 등장했던 영화 <리얼 스틸>(2011)도 있다. <빅 히어로> 또한 그 연장선인 셈인데, 눈에 띄는 것은 <인크레더블>(2004)을 연상시키는 슈퍼히어로물과의 조우라는 점이다. <인크레더블>이 디즈니와 픽사의 조화로운 결합이었다면 <빅 히어로>는 디즈니와 마블 코믹스가 만난 애니메이션이다(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도 카메오 출연한다). 여기에 더해지는 매력은 슈퍼히어로로 업그레이드되기 이전의 뚱뚱하고 푹신푹신한 베이맥스 캐릭터에 있다. <고스트 버스터즈>(1984)의 거대 ‘귀요미’ 유령 마시멜로맨 혹은 쿵푸팬더를 연상시키는 베이맥스는, 악당에게 쫓겨 달아나야 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좁은 곳에 몸이 끼어 버둥댄다. 캐릭터의 매력과 액션의 속도감 모두 충족시키는, 디즈니와 마블의 장점이 효율적으로 결합한 애니메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