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숫집 두리반이 강제 철거될 위기에 처한다. 비슷한 시기 홍대의 인디 뮤지션들은 공연할 곳을 찾지 못해 헤맨다. 그들의 활약 덕에 높아진 홍대 상권의 부가가치가 도리어 공연장의 장벽을 높인 탓이다. 그리하여 같은 처지에 놓인 두리반과 뮤지션들이 힘을 합쳐 예술적 농성을 시작한다. 2010년 5월의 ‘제1회 뉴타운 컬쳐파티 51+’에서 시작된 이들의 융합은 2011년 7월 두리반의 철거가 있기까지 계속된다. 영화는 무려 531일간 이어진 건물 철거에 대한 투쟁과 이후의 삶을 충실하게 관객에게 전한다.
다큐멘터리 <파티51>의 첫 장면은 동교동에 위치한 두리반 건물의 철거 모습에서 시작된다. 콘크리트 먼지가 날리는 거리, 하헌진과 박다함 등 인디 뮤지션들이 건물이 쓰러져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서 있다. 그들의 심경은 노래와 인터뷰로 전해진다. 이 인트로 시퀀스가 영화 전체의 성격을 가늠하게 만든다. 어떤 이들의 연대는 다른 이들의 투쟁과는 색깔이 다르다. 문화의 힘 때문이다. 그들이 짊어진 꿈의 무게가 현실의 고된 모습을 구해준다. 문화를 공유하는 젊은이들의 움직임은 그렇게 카메라에 담겨 자신들을 채찍질하고,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원동력이 된다. 영화는 관성화된 과거의 투쟁이 아니라, 스스로 창조하는 문화를 향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 마침내 쟁취한 성과들을 부풀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이 승리가 불러온 희망의 불꽃을 상기할 필요는 있다. 보통 사람들의 투쟁이 세상을 바꿀 것이란 희망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