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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우주전쟁의 유머러스한 패러디 <스페이스 독2>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우주견 부부가 있다. 푸쇽의 부모님 이야기다. 달에서 돌아온 엄마 벨카는 러시아에서 서커스 공연을 다니는 반면 아빠 카즈벡은 아직 달에 머물고 있다. 푸쇽은 러시아가 케네디 대통령에게 선물한 강아지로 부모님과 떨어져 백악관에서 지낸다. 한편 외계에서 온 비행물체 때문에 자유의 여신상에서부터 폭격기까지 자꾸만 물건들이 사라지자 미국은 원숭이 보니를 태운 아폴로호를 달로 보낸다. 푸쇽이 아폴로호에 우연히 탑승하게 되면서 부모님의 뒤를 잇는 그의 달나라 여행이 시작된다.

<스페이스 독2>는 동물들의 우주여행 이야기를 다룬 러시아 애니메이션이다. 전작 <스페이스 독>이 우주선에 탑승했던 우주견의 실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스페이스 독2>는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선이 우주 한복판에서 벌이는 레이스는 과거의 미•소 우주전쟁을 유머러스하게 패러디한 장면이다. 벨카를 미국의 스파이로 오해해 체포하는 장면도 첩보영화의 익숙한 소재를 코믹하게 비튼 것이다. 영화는 이후에도 종종 농담을 곁들여 미국과 러시아의 대결 구도를 이어가지만 여기에 악의는 없다. 주인공인 푸쇽도 러시아의 우주선을 이끄는 영웅이 아니며 미국의 보니도 악당과는 거리가 멀다. 이분법적으로 선과 악의 캐릭터를 구분하지 않는 것은 <스페이스 독2>의 가장 큰 미덕이자 두 나라의 평화라는 결말로 다다르기 위한 현명한 선택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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