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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아름다운 경쟁 <지휘자를 위한 1분>

130여명의 천차만별 지휘자들이 한데 모인다. 어떤 이는 테크닉이 훌륭하지만 음악적 지식이 부족하고, 몇몇은 곡에 대한 지식은 풍부하지만 실전 경험이 없다. 그럼에도 공통점은 있다. 모든 참가자들이 ‘예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악기를 버리고 지휘를 택했단 점이다. 그렇게 세번에 걸친 치열한 오디션이 시작된다. 그사이 심사위원 수는 늘어나고 참가자의 수는 줄어든다. 마침내 결승전, 최후의 5명이 남는다. 긴장과 함께 클래식 선율이 흐르고, 오디션의 특성상 꼴찌와 2위는 동일한 성적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구를 지지하는가, 혹은 누가 우승자가 될 것인가? 영화는 이 부분에서 의외의 해답을 준다.

<지휘자를 위한 1분>은 이탈리아에서 진행되는 실제 오디션을 배경으로 한 음악다큐멘터리다. 앙헬 에스테반과 엘레나 고아텔리 감독은 ‘제11회 안토니오 페드로티 지휘 콩쿠르’가 진행되는 동안 세상의 풍경을 압축해놓은 치열한 시간을 정직하게 카메라에 담는다. 이 경쟁은 음악과 함께이기에 유쾌하고 아름답다. 심플하고 명확한 베토벤의 고전음악, 테크닉은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고의 감상을 전하는 드뷔시의 악곡들, 그리고 조금은 템포가 빠르지만 여전히 견고한 브람스의 음악이 매 순간 관객 곁에 머문다. 긴장이 고조되는 딱딱한 경쟁이 음악과 더불어 보편적 메타포로 변한다. 음악은 작곡가의 것이지만 동시에 지휘자의 것이기도 하다. 인생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의 모든 지휘자들은 각자의 재능을 지녔고, 그들 모두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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