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모든 것> The Theory of Everything 감독 제임스 마시 / 출연 에디 레드메인, 펠리시티 존스, 에밀리 왓슨 / 개봉 12월
블랙홀 연구의 권위자 스티븐 호킹의 삶은 너무도 영화적이어서 영화 제작자라면 누구나 스크린으로 옮기고픈 욕심을 낼 것이다. 역시나, 10년 전 그의 삶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한 TV영화 <호킹>으로 재현된 바 있다. 워킹 타이틀이 만든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스티븐 호킹(에디 레드메인)의 업적보다는 그가 대학 시절에 만난 제인 와일드(펠리시티 존스)와의 사랑에 집중한다. 박사학위를 준비하던 중 루게릭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호킹이 물리학계를 깜짝 놀라게 할 이론을 연이어 발표하고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배경에 위대한 사랑이 존재했다고 영화는 말한다.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 감독 모튼 틸덤 /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키라 나이틀리, 매튜 구드, 찰스 댄스, 마크 스트롱 / 개봉 2015년 2월
컴퓨터, 암호해독, 천재, 동성애, 사과. 이 단어를 보고 연상되는 사람은? 답은 앨런 튜링. 비운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난공불락의 독일군 암호체계 에니그마를 해독해 조국인 영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국가적 영웅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그의 업적은 오랜 시간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고, 동성애자였던 그의 말년은 불행했다.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이미테이션 게임>은 앨런 튜링의 실화를 재구성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외골수 천재 앨런 튜링을 연기한다.
<생 로랑> Saint Laurent 감독 베르트랑 보넬로 / 출연 레아 세이두, 가스파르 울리엘, 루이 가렐 / 개봉 2015년 2월
이브 생로랑의 전기영화 <이브 생 로랑>이 지난 6월에, 다큐멘터리 <이브 생 로랑의 라무르>가 2년 전에 개봉했다. 그리고 또다시 이브 생로랑이다. 생로랑은 스물한살에 크리스티안 디오르의 수석디자이너가 된 천재였고, 여성에게 바지 정장을 선사한 패션 혁명가였고,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린 외로운 사람이었다. <전쟁론> <라폴로니드: 관용의 집>의 베르트랑 보넬로는 생로랑이 “생애 최악과 최고를 동시에 경험”한 1967년부터 76년까지에 집중해 <생 로랑>을 만들었고, “탐미적인 감식안을 지닌” 예술가에게 더없이 어울리는 탐미적인 영화를 완성했다.
<폭스캐처> Foxcatcher 감독 베넷 밀러 / 출연 채닝 테이텀, 스티브 카렐, 마크 러팔로 / 개봉 2015년 2월
미국 레슬링협회 후원자이자 억만장자 존 듀폰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데이브 슐츠를 살해한 실화를 <머니볼> <카포티>의 베넷 밀러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 제목인 ‘폭스캐처’는 듀폰(스티브 카렐)이 만든 레슬링팀 이름이며,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는 그 폭스캐처의 멤버였다. 드넓은 사유지에 폭스캐처 훈련센터와 레슬링 선수들을 위한 집을 지어 무료로 제공했던 스포츠 애호가 듀폰이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묵직하게 그려진다. 스티브 카렐은 물론 데이브 슐츠의 동생 마크 슐츠로 나오는 채닝 테이텀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태평륜> 太平輪 감독 오우삼 / 출연 장쯔이, 금성무, 송혜교, 황효명, 통따웨이 / 개봉 2015년 1월
국민당과 공산당의 국공내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던 1949년 1월, 상하이와 대만의 기륭을 정기 운행하던 태평륜호가 침물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배에는 대만으로 피신하려는 1천여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생존자는 5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오우삼 감독은 이 비극적 실화를 각색해 <태평륜>을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쟁 속에서 피어난 세 커플의 러브스토리로 완성시켰다. 송혜교, 장쯔이, 나가사와 마사미 등 한•중•일 배우들이 캐스팅된 것도 흥미롭다.
<언브로큰> Unbroken 감독 안젤리나 졸리 / 출연 잭 오코넬, 돔놀 글리슨, 제이 코트니 / 개봉 2015년 12월
1936년, 19살에 베를린올림픽 육상 5000m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 1941년 미 공군에 입대해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 47일간의 태평양 표류와 3년간의 일본군 포로수용소 생활. 그리고 극적인 생환. 고난의 언덕을 수시로 넘어야 했던 루이스 잠페리니의 삶은 기적 그 자체였다. 전기작가 로라 힐렌브랜드의 동명의 책을 각색해 조엘 코언과 에단 코언 형제가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실제 루이스 잠페리니와 이웃지간이었던 안젤리나 졸리가 연출을 맡았다. <피와 꿀의 땅에서>에 이은 안젤리나 졸리의 두 번째 극영화 연출작.
<미스터 터너> Mr. Turner 감독 마이크 리 / 출연 티모시 스펄, 폴 제슨, 도로시 앳킨슨 / 개봉 2015년 2월
영국 테이트 브리튼이 수여하는 권위 있는 현대 미술상 ‘터너상’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1775~1851)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10대 때부터 그림 실력을 인정받은 윌리엄 터너는 평생 왕성하게 유럽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영국 근대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터너의 삶을 현대 영국을 대표하는 감독 마이크 리가 스크린으로 옮겼다. 마이크 리는 터너의 생애 중 마지막 25년의 삶에 집중한다. 터너를 연기한 티모시 스펄은 2014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미스터 터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