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했다는 소식에 내 친구 의정부 김엄마는 “우리나라는 미국하고 선거 결과가 반대로 가던데…”라는 하나마나한 말을 남겼다. 정말 의지로 낙관하는구나. 바라는 것이 될 것처럼 자꾸 믿는 것은 이른바 ‘행복학’의 제1 덕목이다.
대통령의 헬스 기구가 난데없이 국회를 달궜다. 대통령이 헬스 트레이너를 고용하고 1억원 가까운 헬스 장비를 구입한 것 자체는 크게 문제삼을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건강을 챙기는 건 권장할 일이다. 자꾸 숨기고 거짓말을 하는 게 문제인 것이다. 사실상 수행비서처럼 부리는 헬스 트레이너를 경호실이 아닌 이른바 ‘소외계층 살피는 민원창구’라는 제2부속실에 배속해놓고는 계속 민원 소통 업무를 한다고 뻗대는 것이나, 구입한 장비의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 직원들과 기자들이 쓴다고 둘러대거나 “국가 안보와 관련돼 있다”며 말을 흐리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다. 나아가 자신도 우습게 만든다. 납품업체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던 정보가 왜 국가 기밀에 해당될까. 청와대는 물론이고 여당 원내대표, 심지어 장비 구입 비용을 댄 조달청장까지 가세해 야당 의원의 입을 막으려 든 것은 다른 차원에서 문제가 된다. 별로 궁금하지 않았는데 정말 궁금해지네. 그래서 효과 좀 보셨나요?
공무원연금 문제도 숨기고 왜곡하다 일을 더 크게 만들었다. 재정 절감 효과는 뻥튀기하고 정부의 보전금 지급 의무 등은 슬쩍 빼버렸다. 졸속안을 일단 ‘질러’놓고 온 국민이 공무원연금을 시샘하도록 만든 다음 우격다짐으로 통과시키겠다는 속셈이다. 이런 식의 ‘저질&저질러’ 행태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나 대통령의 (정신…) 건강 문제일까? 진정 ‘눈뜨면 출근 눈감으면 퇴근’인 의정부 김엄마가 요즘 몰두하는 ‘타바타 운동법’을 권해본다. 바쁘시다니까. 왜 바쁜지는 국가 기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