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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세속화를 비판하다 <제자 옥한흠>

오늘날 한국 기독교계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란 어떤 인물일까. 목사이기도 한 김상철 감독의 다큐멘터리 <제자 옥한흠>이 질문의 답을 줄 듯하다. 영화는 배우 성유리의 내레이션을 바탕으로 고(故) 옥한흠 목사의 일대기를 시간 순서에 따라 풀어간다. 옥한흠 목사는 신도들에게 기독교적 삶을 가르치는 ‘제자훈련’에 평생을 바쳤다. 그가 9명의 제자들과 시작한 모임은 훗날 신도 수가 약 10만명인 서울 ‘사랑의 교회’로 성장한다. 문제는 낮은 곳에 임해야 할 교회가 대형화될수록 복음마저 왜곡될 수 있다는 것. 그는 기독교의 세속화를 비판하며 한국교회갱신운동을 펼치다 2010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영화를 구성하는 것은 흑백사진과 기록영상, 주변인의 인터뷰 등 전형적인 전기다큐멘터리의 요소들이다. 평범한 전개방식과 더불어 종교적 배경지식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불친절함이 개신교와 무관한 관객에게 지루함을 안길 수 있다. 그래도 유명 종교인을 클로즈업하면서 ‘과도한 찬양’ 대신 ‘완곡한 훈수’로 거부감을 줄인 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옥한흠 목사가 투병 중에 했던 강의, 검소한 장례식장 풍경, 고인의 소박함을 추억하는 인터뷰 등은 진정한 성직자의 길을 담담하게 제시한다. 이와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것은 강남 한복판에 새로 지어진 ‘사랑의 교회’ 건물. 카메라는 물질의 요새처럼 휘황찬란하게 솟아난 대형 교회를 먹먹한 음소거 상태에서 응시한다. 해당 장면은 예수의 제자가 머무르기에는 너무도 비대해진 교회를 향한 무언의 경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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