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미디어 콘텐츠 이동훈 대표의 주무대는 한국과 미국이다. 그는 양국을 오가며 영화와 드라마를 공동제작하고 있다. 미국 CBS 스튜디오, 배우 대니얼 대 김이 설립한 제작사 3AD와 함께 제작하는 한국 드라마 <굿 닥터>의 리메이크작에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고, <ABC>와 함께 제작하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리메이크작의 제작 총괄(EP)을 맡고 있다. 또한 배우 김남길의 소속사 스타제이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미국 드라마 <홈랜드>의 판권을 구매해 ‘한국판 <홈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 <연가: 포카레카레 아나>로 아시아 프로젝트마켓(APM)에 참여한 그를 부산 마켓에서 만나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연가: 포카레카레 아나>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지난해 10월4일 뉴질랜드 대사관의 소개로 뉴질랜드에서 감독과 작가로 활동하는 마이클 베넷을 소개받았다. 그때 <연가>를 들었다. 뉴질랜드 마오리 부족의 민요라고 하더라. 한국전쟁 때 파병된 뉴질랜드군에 마오리 병사들이 많았는데, 그들이 전쟁 때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국전쟁 당시 마오리 병사와 한국 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이클 베넷에게 기획개발을 하자고 제안했다.
-어디까지 진행됐나. =마이클 베넷과 함께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영연방군 참전 기념비를 둘러보고, 전쟁을 겪은 할머니를 인터뷰했다. 강원도 동부전선과 뉴질랜드군이 한국에 처음 들어온 부산도 다녀왔다. 취재를 바탕으로 마이클 베넷이 쓴 시나리오 초고가 막 나왔다. 현재 송일곤 감독이 합류해 마이클 베넷과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 <굿 닥터>는 어떤 계기로 리메이크하게 됐나. =지난해 11월 LA에서 열린 제1회 K-스토리 인 아메리카(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를 진행했다. <굿 닥터>가 그 행사에서 소개됐다. 3AD의 린지 거프만이 그걸 보고 너무 좋아해 리메이크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계 작가 아델 림이 시나리오를 썼다. <CBS>를 상대로 한 피칭 자리에서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재 파일럿 방송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
-<CBS>는 <굿 닥터>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든다고 하던가. =무겁고 어두운 요즘 미드와 달리 예전에는 <천사 조나단> <초원의 집> 같은 사람 냄새 나는 미드가 많았다. <굿 닥터>는 미드 <천재소년 두기>와 영화 <레인맨>이 만난 감동 드라마인데, 그게 미국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 것 같다.
-<ABC>와 함께 제작하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리메이크 프로젝트에 EP로 참여한다. =2화까지 보고 드라마의 미국 리메이크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작가 리즈 크래프트와 사라 페인이 이 드라마의 각본을 쓰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니픽처스텔레비전이 제작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작가들이 파일럿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
-배용준의 소속사 비오에프(키이스트 전신) 대표이기도 했다.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계기가 무엇인가. =1995년 미국으로 유학가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영화, 방송 제작을 공부했다. 배용준씨가 출연한 드라마 <호텔리어>(2001)에 어소시에이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그 인연으로 2004년 한국에 들어와 배용준씨의 소속사 비오에프 대표이사를 맡았다. 비오에프가 우회상장하면서 키이스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지금 회사를 나가지 않으면 콘텐츠를 만드는 꿈을 이룰 수 없겠다 싶었다. 그래서 회사를 나와 장편다큐멘터리 <비브레이커스>를 기획, 제작했고, <죽이러 갑니다>를 공동제작했으며, 드라마 <시티 헌터>에 제작자로 참여하는 등 여러 작품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엔터미디어 콘텐츠를 설립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공동제작을 하고 있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싶나. =콘텐츠가 가진 매력과 영혼이 한국과 미국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