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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평화를 지켜라 <정글히어로>
김보연 2014-10-01

여러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정글 속의 한 마을. 갑자기 쳐들어온 한 무리의 인간들이 정글의 평화를 깨려 한다. 유전자 합성을 통한 ‘슈퍼 치킨’을 만들기 위해 닥치는 대로 동물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코아티(너구릿과의 동물) 마누(심규혁)는 로코 박사에게 잡혀간 여자친구 사차를 구하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다.

<파이스토리: 악당상어 소탕작전>(2012) 등을 만들었던 박태동 감독이 공동연출한 <정글히어로>는 다양한 동물을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들의 시끌벅적한 소동이 인상적인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을 한명만 꼽으라면 마누를 선택해야 하겠지만, 사실 쿵후 원숭이 츄이, 외눈 사냥꾼 험즈, 신비한 독수리 커섬바 등 다양한 인물의 활약이 워낙 도드라지기 때문에 오히려 주인공의 활약이 묻힐 정도이다. 즉 <정글히어로>의 가장 큰 재미는 적절한 만화적 과장을 더한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조합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인물들이 자유롭게 날뛰는 정도와 비례해 이야기에 대한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82분이란 짧은 상영시간 안에 열명이 넘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활약을 모두 조금씩 담으려하다보니 영화는 뒤로 갈수록 산만해진다. 그리고 동시에 감정선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특히 원숭이 츄이가 시도 때도 없이 시도하는 슬랩스틱은 웃음에 대한 강박으로까지 느껴지며 진지한 감정이 자리잡을 여지를 애초에 남기지 않는다. 달릴 때 달리더라도 중간에 잠시 쉬어가는 여유가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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