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관으로 스크린을 종횡무진 활보하던 마블과 DC의 슈퍼히어로들이 발빠르게 TV로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는 마블 코믹스가 <어벤져스>에서 모티브를 따와 TV 드라마화한 <에이전트 오브 쉴드>로 흥행 재미를 톡톡히 봤다면, 올가을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항하는 DC 코믹스의 독주가 눈에 띈다.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DC 코믹스 슈퍼히어로들이 총출동하는 <티탄즈>. <뷰티풀 마인드>의 각본가이자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의 프로듀서였던 사이먼 킨버그가 프로듀서로 나섰는데, 그는 “나의 TV 급습작”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트맨의 그림자인 딕 그레이슨을 중심으로 스타파이어와 레이븐 캐릭터가 덧붙여지고 DC의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이 줄줄이 등장할 예정이다.
대략 하반기로 방영 일정을 잡은 <티탄즈>에 앞서 제일 먼저 만날 작품은 9월22일 <폭스>에서 방영되는 <고담>이다. 10월8일에는 인기 미드로 자리잡은 <애로우>의 세 번째 시즌이 첫선을 보인다. <애로우>의 스핀오프 격인 <더 플래시>도 놓칠 수 없다. 90년대 잠깐 선보였던 DC의 히어로 ‘플래시’의 귀환으로, 드라마 <글리>로 인기를 얻은 꽃미남 배우 그랜트 거스틴이 주인공이다. DC 코믹스의 코믹북 <더 샌드맨>에 기반해 왕국을 포기하고 LA에서 바를 운영하는 루시퍼의 이야기 <루시퍼>도 출격 준비 중이다. 미드 <캘리포니케이션>의 제작자 톰 카피노스가 프로듀서와 각본가로 합류했다. 한편 <슈퍼걸>의 리부트 소식도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애로우>의 공동 창작자이자 영화 <타이탄의 분노>의 각본가인 그렉 버랜티가 각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맹렬한 기운으로 드라마 시장을 장악해가는 DC의 기세는 쉽사리 꺾일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