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들을 볼 수 있는 ‘이상한’(odd)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오드 토머스(안톤 옌친)는 그 사실을 숨기고 사랑하는 여자친구 스토미(애디슨 팀린)와 평범한 삶을 꿈꾼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의 마을을 찾아온 낯선 남자가 죽음의 사신 ‘바다흐’를 몰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을에 머지않아 대량학살이 일어날 것임을 직감한다. 끔찍한 살인을 막기 위해 오드는 경찰서장 와이어트(윌렘 데포)와 함께 낯선 남자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오드 토머스>는 딘 쿤츠의 동명 소설(국내에서는 <살인예언자>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총 11권 중 첫 번째 권을 영화화한 만큼 긴 시리즈를 끌고 나갈 주인공 오드 토머스의 능력을 관객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데 긴 시간을 할애한다. 이렇게 구축된 ‘영웅’ 오드는 <식스 센스>에서 죽은 이들을 보던 소년의 비범함을 바탕으로 하지만 동시에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의 주인공들이 보여주었던 ‘이중생활’의 기조도 답습한다. 그러나 요즘의 ‘히어로’들이 선악에 대해,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에 빠져 불안정해지는 것과는 반대로 이 영화의 주인공 오드는 별 고민 없이 초능력을 받아들이고, 기꺼이 ‘영웅놀이’를 즐긴다. 문제는 놀라울 것 없는 주인공의 ‘슈퍼 파워’와 무능력한 악당들, 예정된 시련이 예측범위 안에서 겹치면서 영화가 색깔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평면적인 조연들과 어중간하게 혼합된 여러 장르의 흔적들은 영화를 더욱 불균질한 것으로 만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