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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도 인간적인 마더 데레사 <마더 데레사의 편지>
정지혜 2014-08-27

1998년 인도에서 한 여인이 기적을 경험한다. 마더 데레사(줄리엣 스티븐슨)의 사진을 환부에 대니 병이 씻은 듯 나은 것이다.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모두 궁금해한다. 과연 마더 데레사는 성인(聖人)인가. 그 답을 찾기 위해 교황청과 신부 벤자민 프라그(룻거 하우어)가 그녀의 행적을 좇는다. 그녀가 셀레트 반 엑셈 신부(막스 폰 시도)와 50여년간 주고 받은 편지가 그 단서다. ‘가난한 자들과 함께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녀가 빈민가로 걸어들어간 1946년부터의 흔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완벽한 성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편지에는 예상을 깨고 지극히도 인간적인 마더 데레사가 있었다.

<마더 데레사의 편지>는 제목 그대로 그녀의 편지에 주목한다. 정확히 말하면 편지로 자신의 속내를 풀어낸 그녀의 고백에 귀기울인다. “주님의 뜻”에 따라 빈자 곁으로 갔지만 그녀는 “예수쟁이”, “아이들의 영혼을 훔치려는 자”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때마다 그녀는 ‘크나큰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주님에 대한 갈망이 너무 심해 고통스럽다’며 솔직한 마음을 글로 옮겼다. 영화는 그녀의 번민이야말로 그녀가 베푸는 사랑과 헌신의 동력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그녀가 성인인가라는 질문은 핵심이 아니다. 중요한 건 그녀가 고통 속에서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영화가 데레사가 처한 종교적, 인종적 갈등, 교황청, 언론과의 관계를 극대화하지 않은 건 그래서다. 이로 인해 영화가 다소 밋밋해진 건 사실이나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감독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만큼은 충실히 살아났다. 교황 방한 기간에 맞춰 국내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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