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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on] “과오를 인정하고 거듭나야 한다”
윤혜지 사진 최성열 2014-08-21

경찰청 인권센터 센터장 손장목 총경

8월29일 경찰청 인권센터에서 열리는 제3회 경찰인권영화제는 경찰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시민들에게 한 발짝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기획됐다. 일년마다 바뀌는 센터장직에 올해는 손장목 총경이 선임됐다. 손장목 총경은 경찰대학교 6기로 졸업했고, 런던대학 대학원에서 형사정책학을 전공했다. 제주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 경기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을 역임했고 현재 경찰청 인권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며 제3회 경찰인권영화제를 이끌고 있다.

-영화제의 세 번째 책임자로서 어떤 변화를 모색했나. =올해는 경찰관 부문과 시민 부문을 나누어서 작품 접수를 진행했다. 꾸준히 경찰인권아카데미도 진행 중인데 이와 연계한 부대행사를 늘렸다. 8월28일엔 유지나 영화평론가가 ‘영화, 여성 그리고 인권’이라는 주제로, 29일엔 김경형 감독이 ‘영화 속 인권’을 주제로 강의를 한다.

-올해 출품작의 경향은. =시민들의 참여가 조금 더 활발해졌다. 경찰관들도 지난해까진 개별적으로 작품을 만든 이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지방청 단위로 협업하는 경향이 생겼다. 지역에 있는 일반 시민이 경찰관의 작품에 자연스럽게 참여해주기도 하더라. 의도했던 방향으로 잘 나아가는 것 같아 기쁘다.

-새로 부임한 센터장으로서 영화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부분이 있다면. =센터장은 해마다 바뀌겠지만 전체적인 영화제의 틀과 성격은 비슷하게 지켜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기틀을 잡는 상황이기 때문에 책임자가 바뀔 때마다 영화제의 성격이 바뀌면 오히려 지속하기 힘들 것 같다. 영화제의 고유한 모양이 온전히 살아 있어야 어떤 책임자가 오든 균형 있게 유지될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센터장의 개인적 취향은 많이 반영되지 않는 게 좋아 보인다. 다만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사항을 그때그때 시대상황에 맞게 반영하는 융통성은 필요할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 최근에 무슨 영화를 봤냐는 그런 질문을 해올 거라고 예상했다.

-즐겨보는 영화가 뭔가. =인권영화제의 책임자로 오게 되면서 <도가니> <남영동1985> <변호인> 등 경찰과 인권 문제를 다룬 영화를 보며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 이슈가 되는 영화는 봐두려고 한다. 국민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명량>을 봤는데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쫓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대사가 인상적이더라. 경찰 행정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극장에서 영화를 봤는데 마침 잘 활용하게 됐다. (웃음)

-영화제 출품작에 제작자나 배우로 직접 참여할 생각은 없나. =나는 대사를 잘 못 외우고 사투리를 많이 써서 안 된다. 십여년 전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근무할 때 <그것이 알고 싶다>류의, 경찰관이 직접 사건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에 나가게 됐다. 인터뷰를 하는데 사투리를 심하게 쓴다고 잘렸다. (웃음) 나 대신 카메라 앞에서도 경직되지 않고 표준어를 쓰는 여성 경찰관이 나갔다.

-경찰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상당히 노력 중이다. 경찰에 대해 간혹 보이는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이 섭섭하지는 않나. =속상하다기보단… 과거 경찰이 저질렀던 과오는 인정하고 반성하고 거기서부터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 경찰들이 시민들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인정해줬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직접 시민을 상대하는 말단 경찰들의 애환이 우리 영화제 출품작에도 많이 담겼으니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영화를 보러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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