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학원 덜 보내고 세뱃돈이며 기타등등 삥뜯어 만든 알토란 같은 비자금 500만원을 불릴 생각에 들떴건만 12개월 복리에 어쩜 10만원 좀 넘게 붙니. 그것도 세금우대 받아서 말이야. 한달에 만원꼴도 안 된다. 그래도 그게 어디야, 나름 이자율 제일 높은 저축은행 찾아가 예치하고 치약이나 물티슈 같은 선물은 없냐고 물었다가 창구 직원에게 개무시당했다. 기업들이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둔 돈이 500조~600조원 된다는데 시중에 돈은 안 돌고, 돈 좀 있다 싶으면 바닥을 기는 이자율이라도 마이너스 아닌 게 어디냐며 꾸역꾸역 쟁여둔다. 이 와중에 빚내어 집 사라니. 이 무슨 외계어인가. 집 판 사람은 그 돈 풀어 펑펑 쓴다는 보장 있나. 빚 갚거나 쟁여두겠지. 이재용 부회장님이 중국에다 양을 두배로 튀겨 발주(했다는 소문이 무성)한 통에 똥값된 삼성 제습기나 한대 장만하려나. 그러고 보니 올해는 장마철에 비도 없네. 돈도 땅도 말랐다.
음모론조차 씨가 마른 시대에 간만에 나온 음모론이 하필 새 경제수장의 ‘관상’에 관한 것이다. 나라를 홀랑 OOOO 상이라는데, 절대 그럴 리 없으리라 믿고 싶다(하지만 왜 슬프은 예에감은 틀린 법이 어없나). ‘부동산으로 나라 살리자’ 구호를 들고 나오시는 걸 보니 영 불안하다. 소득 불평등에 따른 불만을 대출 확대를 통한 내 집 장만으로 엎어치려 한 그 고릿적 부동산 부흥론. 기형적으로 오른 집값 억지로 떠받쳐서 가계 빚이며 전셋값 폭등이며 이 악순환을 낳지 않았나. 깔고 앉은 집값이 오른들 가처분소득이 느는 게 아니라는 것도 다 드러났다. ‘한여름’에 진 빚 갚느라 ‘해가 몇번 바뀌도록’ 허리띠 졸라매는 이들이 어디 한둘인가. 옷만 바꿔 입는다고 한겨울이 한여름 되는 거 아니잖아. 경제부총리가 자꾸 업자처럼 보이는 게… 대통령이 십장으로 보이던 기시감을 떨칠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