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문화 다양성’을 지지하는 정책을 통해 자국의 문화를 무차별적인 세계화로부터 고집스럽게 보호하려 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예술가를 위한 법률의 제정과 시행은 프랑스 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프랑스는 국내법상 ‘간헐적으로 문화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제도’(Regime Intermittent du Spectacle, 이하 RIS)를 통해 예술가의 불안정한 고용 조건을 감안, 최소한의 안정된 수입을 국가에서 보장한다. RIS는 1936년 영화제작 분야에서 정규직 또는 비정규직 노동자 외에, 단기간/간헐적으로 계약을 맺는 노동자의 생계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해당 노동자들은 일을 하지 않는 날에도 국가로부터 실업보험 형태로 각자 기본 급여의 약 34%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받는다. RIS는 결과적으로 당시 기피 직종이던 영상 관련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이 법안은 후에 연극, 무용, 음악 분야로 확대 적용되었다.
이러한 RIS 법안의 개정을 둘러싼 논란이 최근 프랑스에서 화제다. 지난 6월20일, 국회에서 간헐적 계약을 맺은 예술가에게 계약 기간 첫 한달 반 동안 실업급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RIS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그동안 이 법안은 “전체 실업자의 3%를 차지하는 (RIS) 수혜자에게, 실업보험 적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준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반발한 예술가들은 몽펠리에에서 열리는 ‘코미디언들의 봄’ 연극축제, 툴루즈에서 열리는 리오 로코 음악축제 등을 연달아 취소했다. 또한 7월4일 열리는 아비뇽국제연극축제의 개막일을 기점으로 프랑스 노동총연맹(CGT)의 대대적인 반대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CGT 관계자들은 “올여름은 평범하게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2014년 여름은 프랑스 문화사에 특별한 시기로 기록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