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2014년 아시아영화펀드(Asian Cinema Fund, 이하 ACF) 선정작 29편을 발표했다. 아시아영화의 우수한 자원을 발굴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육성해온 ACF에는 올해 총 52개국에서 565편의 프로젝트가 접수되어 해마다 높아지는 관심과 위상을 증명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한 수치인데 특히 인도와 중국쪽 프로젝트가 211편이나 된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단순히 편수가 많은 게 아니라 좋은 프로젝트도 많다는 게 올해의 특징”이라며 지원작 증가에 대해서는 “특별한 홍보의 결과라기보다 전반적으로 아시아권 독립영화제작 펀딩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시나리오 개발 중인 장편 극영화를 지원하는 ‘장편 독립영화 인큐베이팅펀드 부문’에는 필리핀 한나 에스피아 감독의 <불을 만드는 법>을 비롯해 5편의 아시아영화 외에 신이수 감독의 <이민자들>, 오멸 감독의 <인어전설>, 박이웅 감독의 <용문신을 한 소녀> 등이 기회를 얻었다. ‘다큐멘터리 AND펀드 부문’에는 중국 자오리앙 감독의 <먼지처럼>, 인도의 셜리 아브라함 감독의 <설탕을 좇는 개미처럼> 등 아시아영화 9편과 박경근 감독의 <군대놀이> 외 한국영화 5편이 선정됐다. 그간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레바논영화(마리 저마노스 아바 감독의 <파티마>)가 선정된 것도 눈에 띈다. 후반작업 지원으로 완성된 영화를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프리미어 상영하는 ‘장편독립영화 후반작업지원펀드 부문’에는 총 7편의 작품이 뽑혔다. 17회 부산영화제 때는 방글라데시 출신 모스타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의 <텔레비전>이 바로 이 부문의 지원을 받고 폐막작으로 상영되었는데, 올해는 같은 방글라데시 감독 아부 샤헤드 이몬의 <잘랄 이야기>가 선정되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 졸업생인 아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아시아의 젊은 감독이 AFA 교육을 받고 ACF의 지원으로 영화를 개봉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손승웅 감독의 <영도>, 이광국 감독의 <꿈보다 해몽>, 박석영 감독의 <들꽃>이 선정되어 부산영화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