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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꿩 대신 발리우드

파키스탄에서의 촬영 꿈꾸는 영화인들

<시네마>

캐스린 비글로의 <제로 다크 서티>와 마이클 윈터보텀의 <마이티 하트>의 공통점은? 파키스탄을 중요한 영화적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당 부분을 인도에서 촬영한 영화라는 점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인도는 이슬람권 국가인 파키스탄과 국경을 사이에 둔 이웃 나라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서구 문화를 멀리하고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파키스탄 당국의 촬영 허가를 받더라도,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문제로 많은 해외 영화인들이 발리우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촬영을 시작했으나, 결국 인도의 뭄바이에서 촬영을 끝마친 <마이티 하트>가 그러한 사례다. <제로 다크 서티>의 경우 파키스탄 정부의 허락을 받지 못해 인도의 찬디가르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리 말하면 이슬람권 국가인 파키스탄의 배타적인 촬영 환경 때문에 발리우드 산업이 은근슬쩍 입는 수혜도 적지 않다.

파키스탄에서의 촬영을 꿈꾸는 건 비단 해외 영화인들뿐만은 아니다. 발리우드의 많은 감독들 또한 접근이 수월하지 않은 파키스탄을 배경으로 해 영화를 만들기를 원한다. 지난 6월6일 개봉해 인도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인 <시네마>(Filmistaan)의 감독 니틴 카카르도 마찬가지다. 번번이 오디션에 낙방하는 인도의 배우 지망생이 파키스탄인들에게 인질범으로 납치되지만, 해적판 인도영화를 빌려주며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쌓아간다는 게 이 영화의 줄거리다. 파키스탄에 우호적인 내용 덕분에 <시네마>는 “파키스탄에서 촬영할 기회”를 얻었으나 예산상의 문제로 인도의 라자스탄에서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시네마>가 두 나라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카카르의 소망은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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