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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이 자립하는 과정 <캠걸>

알리체(안토니아 리스코바)는 희망 없는 구직에 염증을 느끼고 창업을 계획한다. 그녀의 창업 아이디어는 단짝 친구인 로셀라(알레시아 피오반)가 전업으로, 농구 선수인 마르티나가 부업으로 삼고 있던 ‘캠걸’이라는 사이트에서 아이디어를 빌린 것이다. ‘캠걸’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성인 화상채팅 사이트다. 카피라이터 지망생답게 알리체는 자극적이고 직접적인 키워드 대신 포괄적인 키워드를 검색어 광고에 활용하는 역전략으로 대박을 친다. 다른 사이트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을 캠걸들에게 지급하는 알리체의 사이트는 캠걸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끌게 된다. 하지만 고임금은 캠걸들의 근무 태만을 불러오고, 새로운 사이트까지 가세해 경영이 악화되자 알리체와 친구들의 갈등도 깊어진다.

<캠걸>의 감독 미르카 비올라는 기혼에 엄마라는 사실을 숨기고 미스 이탈리아에 선발되었다가 뒤늦게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격이 박탈됐던 전력이 있는 배우 겸 감독이다. <캠걸>에는 여성의 외모조차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 인위적인 룰을 지켜야 한다는 모순적인 경험을 했던 감독의 시선이 반영되어 있다. 여성 실업과 노동력 착취, 데이트 폭력, 성매매에 대한 이중적 잣대 등 여성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제기된다. 하지만 서사의 수준에서는 이 모든 문제들의 구조를 짚어내기보다는 표피적인 분노에 머무르고 있으며, 시각적 재현 수준에서는 캠걸들과 채팅하는 남성들만큼이나 노골적으로 그녀들을 성적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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