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5월12일 신임 위원장 재공모에 신청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추천 작업을 진행했으나 결국 적임자를 가려내지 못했다. 지난 2월 영진위는 신임 위원장을 공모했고, 최종 후보자 5명을 선정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에 추천했다. 하지만 문화부는 여러 이유로 위원장 인선을 미룬 바 있다.
신임 위원장이 공석인 지금, 지난 3월31일로 3년간의 임기가 끝난 김의석 전 위원장이 아직 영진위를 이끌고 있는 상태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위원장이 공석일 경우, 전임 위원장이 사표를 제출하지 않는 이상 업무를 이어나갈 수 있고, 1년 단위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영진위 관계자는 “신임 위원장이 아직 인선되지 않았지만 영진위가 운영해오고 있는 사업의 대부분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계 일각에서는 “부산 시대를 막 열기 시작한 영진위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데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닌가”라고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한 영화인은 “영진위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고, 새로운 정책을 시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라며 “문화부가 인선을 하지 않은 것이든 영진위가 제대로 된 후보를 올리지 못한 것이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한 산업을 대표할 만한 사람을 아직도 뽑지 못한 건 영화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진위는 조만간 위원장 3차 공모를 낼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나 후보 추천이 미뤄진 상황에서 영화계의 여러 인사들이 3차 공모에 지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신임 위원장의 부재가 영진위의 운영에 큰 차질을 주진 않을 거다. 다만, 6·4 지방선거 전에 인선이 마무리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