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극장가는 한산했다. 4월16일 세월호 참사에 따른 애도 분위기 속에 관객도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줄였다. 5월8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4월 한국영화산업결산’ 자료에 따르면, 4월 한달간 전체 관람객 수는 92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매출액 역시 721억원으로 14.4%나 떨어졌다. 한국영화 관객수는 202만명, 매출액은 151억원으로, 21.9%의 낮은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한국영화 점유율이 54.9%가 하락했고, 3월과 비교했을 때도 10.6%가 감소했다. 반면, 외화는 전체 매출액이 감소한 가운데에서도 718만명의 관객을 동원, 570억원을 벌어들였다. 점유율은 74.4%. 4월 한달간 흥행 순위 10위 안의 영화를 살펴보면 한국영화는 <방황하는 칼날>(99만명, 3위)과 <역린>(29만명, 7위) 단 두편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외화, 그중에서도 미국영화의 몫으로 돌아가 뚜렷한 편중현상을 보였다. 이같은 불황은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비수기에 외부 악재가 겹쳐 VIP 시사 등 홍보 마케팅 행사가 전면 취소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해에 비해 개봉편수는 늘었지만 뚜렷한 기대작이 보이지 않는 것도 불황의 요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문제는 한국영화의 부진이 4월 한달간의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1월 57.7%에 달했던 한국영화의 관객점유율은 4월까지 내리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기대하고 있는 여름 시장도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흥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5월 초 <역린>과 <표적>의 쌍끌이 흥행에 힘입어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4월30일 개봉한 <역린>이 하루 만에 27만명을 기록했고, 5월1일부터 시작된 황금연휴 동안 220만명을 동원했다. <표적>은 같은 기간 130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개봉 2주 전부터 예매율 50%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은 것에 비해서는 저조한 성적이라 관계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극장가에 불어닥친 칼바람이 5월 황금연휴를 지나면서 무뎌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