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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대의 테러사건 <신의 전사>

모슬렘인 아메드(모하메드 알칼디)의 부모는 레바논 내전 당시 적에게 암살당했다. 그 사건 이후 아메드는 철저히 신분을 위장한 채 기독교도 의사로 살아간다. 고통 이후 찾아올 지복을 꿈꾸며 굴욕적 삶을 감내하는 아메드에게 현세의 삶이란 통과점에 불과할 뿐이다. 한편 폭탄 테러로 형을 잃은 다비드(반도 빌라밀)는 남미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정보요원으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뿌리 깊은 적대감을 품고 있다. 격전의 날 아메드는 거대한 폭탄을 들고 테러 현장으로 향하고 다비드는 필사적으로 아메드의 동선을 추적해간다.

1994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대인 구역에서 이슬람 테러단체 헤즈볼라의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했다. 85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당한 남미 최대의 테러사건이었다. 영화 <신의 전사>는 이를 소재로 모슬렘 테러리스트의 암약과 이스라엘 정보요원의 추격을 재구성했다. 영화의 전반부는 테러리스트와 추격자 각각의 트라우마를 들추며 이들의 행동을 정서적으로 동기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영화 원제는 본래 ‘신의 노예’다. 서로 다른 일신교 근본주의의 갈등을 다루지만 한쪽은 유대교 신의 대리인으로, 다른 한쪽은 이슬람 신의 노예로 설정된 셈이다. 어떠한 유일신이 정당한가에 대한 전제가 확실하기에 후반부에서는 급격히 플롯의 긴장감이 와해되는 감이 있다. 영화는 테러와 폭력에 대한 단호한 거부와 보편적 인도주의라는 공감 가는 주제를 제시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신념의 갈등을 공평치 못한 시선으로 조망하고 있기에 영화의 결말은 안이한 지점에 안착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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