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 <몬스터> 영화예매권 1인2매 만원에 팝니다.’ 한 포털 사이트의 중고 물품 거래 카페에 올라가 있는 게시물의 제목이다. 이곳에서 9천원짜리 영화 예매권이 조조보다 훨씬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장당 가격은 최저 1천원부터 최고 6500원. 예매권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영화 홍보를 목적으로 배포된 까닭에 특정 영화만 볼 수 있는 이벤트용 예매권이 있고, 상영 중인 작품을 자유롭게 골라볼 수 있는 극장별 예매권도 있다. 판매자가 이곳에 영화 예매권을 내놓는 건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기 위한 목적이 대부분이다. 영화 관련 이벤트에 응모해 예매권이 당첨됐는데 여러 이유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실제보다 싼 가격에 내놓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게시물에는 극장별 예매권이 두 자릿수 단위로 거래되고 있어 예매권이 조직적으로 유통, 거래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이 사실을 들은 영화인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면 누가 제값을 주고 보겠냐”라고 예매권의 악용을 걱정했다. 아트나인 정상진 대표는 “1천원짜리 영화 예매권? 관객 모두 이 카페에 가서 영화를 예매하면 되겠다. 그렇게 되면 영화산업을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분개했다. 하지만 실제보다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예매권의 거래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법무법인 원 강윤희 변호사는 “절도나 사기를 통해 획득한 예매권이 아닌 이상 예매권을 판매하는 건 소유자의 자유”라며 “다만, 영화 예매권의 유통 경로를 나누어서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개봉작을 자유롭게 골라 볼 수 있는 보통 영화 예매권은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특정 영화만 볼 수 있는 예매권은 홍보를 목적으로 배포됐기 때문에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물을 순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 만원 단위가 거래되는 공연 무료 초대권이 지금 공연계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반면, 영화 티켓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 최용배 부회장은 “예매권이 이런 식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건 처음 듣는 얘기”라며 “제협 차원에서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 신중하게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돈을 받고 영화 예매권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건 개인의 자유. 하지만 누군가 이를 악용해서 대량으로 예매권을 유통하게 되면 제값 주고 영화를 보는 관객 뿐만 아니라 영화계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