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생 영화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2013) 영화 <킬링 보노>(2011) 드라마 <미스피츠>(2009) 영화 <체리밤>(2009) 드라마 <레드 라이딩> 트릴로지(2009)

떠오르는 똘끼의 아이콘이자 ‘내 새끼’로 보듬을 수밖에 없는 매력의 소유자. 로버트 시한의 트레이드마크는 사랑스러운 베이비펌과 이십대 중반임에도 어린 티가 남아 있는 하이톤의 목소리다. 데뷔는 열네살에 했지만 얼굴을 알린 작품은 <E4>의 TV시리즈 <미스피츠>다. <스킨스> 뺨치는 막장 청소년들이 우르르 등장하는 가운데 시한은 또라이 중의 또라이 네이든을 연기한다. 자신을 비꼰 사람의 손을 능청스럽게 스테이플러로 박아버리거나 웨딩드레스를 입고 화장실을 출입하는 정도는 예삿일이다. 난데없이 벼락을 맞고 초능력을 갖게 된 친구들 사이에서 네이든은 한 시즌 내내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자신의 초능력을 찾아다니는데 그 과정이 무척 귀엽다(마침내 찾아낸 네이든의 초능력이 무엇인지는 여기에 밝힐 수 없다). ‘병맛’ 충만한 네이든은 무척 사랑받았지만 시즌3를 앞두고 시한은 덜컥 하차를 선언한다. 이유는 없다. “딱히 앞으로의 일을 정해두진 않았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려고 그만두는 것뿐이다. <미스피츠>의 성공은 내게도 무척 의미 있지만 그 성공에 내가 끌려다니고 싶진 않다.”

실없는 농담과 엉뚱한 행동을 즐기는 평소 모습으로 미루어 그의 실제 성격도 네이든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의외로 진지한 구석도 있다. “대학엔 가고 싶지만 연기를 ‘공부’하고 싶진 않다.” 배우의 삶과 진학을 놓고 저울질하던 소년 시절의 시한은 더블린대학에서 문학과 역사학을 전공해 지난해에 학위를 땄다. 현재 준비 중인 작품 중 눈에 띄는 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연기를 보여줄 <더 로드 위딘>과 <카이사르>다. <빈센트: 이탈리아 바다를 찾아>의 리메이크작인 <더 로드 위딘>에서 시한은 투렛증후군을 앓는 빈센트를 맡았다. 셰익스피어 원작을 스릴러로 각색한 <카이사르>에선 카이사르 휘하에 있는 장군 앤서니로 분한다. 시한의 진짜 매력을 탐구하고 싶다면 그가 십대 때 출연한 단편영화들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이 장면에 주목하라

시한의 ‘강아지스러움’이 최고로 폭발하는 작품은 <체리밤>이다. 아버지는 툭하면 자살을 시도하고 하나뿐인 친구는 루크(로버트 시한)를 자꾸 소외시킨다. 친구 말라키(루퍼트 그린트)가 루크를 향해 소리친다. “너는 어떤 짓이든 해도 괜찮아. 왜냐고? 아무도 너 같은 걸 신경쓰지 않거든!” 혼자 남은 루크의 표정을 본 시청자라면 틀림없이 루크를 안아주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