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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재기발랄한 한국 애니메이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우주에 머물면서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 ‘우리별 일호’가 멀리 지구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를 듣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구에 도착한 위성은 마법사 멀린(이돈용)의 도움으로 소녀로 변신하고, ‘일호’ (정유미)란 이름을 갖게 된다. 인간의 모습이지만 위성의 성능은 여전히 작동한다. 일호는 하늘을 날아오르기도 하고, 몸의 일부를 발사시킬 때도 있다. 한편 가수지망생 경천(유아인)은 남몰래 짝사랑하던 친구에게 애인이 생기자 좌절한다. 결국 마음이 공허해진 경천은 얼룩소의 모습으로 변하고, 도시의 불안이 만들어낸 괴물 ‘소각자’에 쫓기게 된다. 그런 경천을 일호가 도우면서 이야기가 발전한다. 마법에 걸린 사람들을 태워 없애는 악의 무리에 대항해 그들은 힘을 모은다.

한국 애니메이션을 논할 때 이제 장형윤 감독의 이름을 빠뜨려선 안 될 것 같다.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는 5년간의 긴 제작기간에 답례하듯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에피소드가 얽힌, 군더더기 없는 환상적 모험담이 펼쳐진다. 캐릭터 설정은 단순하지만 명확하고, 이야기의 활용도는 높다. 배우 정유미와 유아인이 목소리를 입힌 일호와 경천 캐릭터를 비롯해서 두루마리 휴지 마법사 멀린이 극의 중심에 선다. 멀린은 아더왕의 조력자 ‘멀린’에서 따온 캐릭터로, 한때 멋진 외모로 나무에 잠들어 있었지만 골프장 건설로 화장지가 됐다. 그의 어수룩한 외모와 더불어 경천의 독특한 외모가 웃음을 자아낸다. 항상 왼편 귀에 번호표를 달고 뛰는 이 커다란 덩치의 얼룩소 때문에 극은 생기를 얻는다. 몸집과 다르게 예민하고 소심한 성격, 인간 모습의 탈을 벗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마저 귀엽게 느껴질 정도다. 3명의 고정된 멤버가 함께 작업해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금이 아니면 안돼’의 장편 데뷔작으로, “어둠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면 언젠가는 따스한 세상에 도착할 수 있음”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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