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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노예로 전락한 남자

2013년 미국을 뜨겁게 달궜던 영화 <노예 12년> 커밍순!

2월27일 한국 개봉예정인 스티브 매퀸의 <노예 12년>은, 지난 2013년 미국을 뜨겁게 달궜던 화제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인터넷 영화 포털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97%의 신선도를 기록했고,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수많은 매체와 평론가들이 선정한 2013년 베스트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흑인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들이 활발하게 기획/제작되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서도 <노예 12년>이 지닌 강렬한 드라마를 넘어서는 작품은 드물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자유인에서 노예로 전락한 남자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이 작품은 솔로몬 노섭이 쓴 동명의 자서전이 원작이다. 영화 <노예 12년>이 개봉하기 전까지만 해도 솔로몬 노섭의 자서전은 대부분의 미국인조차 잘 알지 못하는 책이었으나, 지금은 “왜 이 책이 미 공립고교의 필독도서로 지정되지 않는지 의문이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일 정도로 재조명받고 있다.

영화는 1840년대 뉴욕에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자유인으로 살던 한 흑인 남자가 겪은 12년의 지옥과도 같은 날들을 좇는다. 아름다운 부인, 귀여운 자녀들과 함께 살아가던 솔로몬 노섭(치웨텔 에지오포)은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젊은 백인 청년들의 제안을 받고 미국 동부 순회 공연에 오른다. 하지만 그들은 솔로몬의 신분을 도망친 흑인으로 바꿔 노예상들에게 팔아버린다. 오랜 여정 끝에 솔로몬이 도착한 곳은 당시에도 악명이 자자하던 루이지애나주. 솔로몬에겐 ‘플랫’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주어지고, 악몽 같은 나날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솔로몬은 언젠가 다시 자유인으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소망을 버리지 않는다.

<노예 12년>의 감독은 전작 <헝거>와 <셰임>을 통해 주목받은 영국 출신의 스티브 매퀸이다. 그는 대사나 인물의 행동을 통해 노예제도의 부당함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보단, 상황을 통해 관객이 노예제를 직접 체감할 수 있게 한다. 매퀸의 영화를 보며 느낄 수 있는 건 노예제도의 복잡다단함이다. 노예를 지배하는 농장주들마저도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여기에는 <노예 12년>의 제작 소식을 듣고 스스로 오디션을 자청한 수많은 연기파 배우들의 역할이 한몫한다. 악독한 농장주 에드윈 엡스 역의 마이클 파스빈더, 유약한 농장주로 출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외에도 브래드 피트, 폴 지아매티, 폴 다노 등의 배우들이 캐스팅돼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해 9월 뉴욕에서 <노예 12년>의 감독과 주요 출연진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 지면에서는 주연을 맡은 영국 배우 치웨텔 에지오포와 농장주를 연기한 마이클 파스빈더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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