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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내가 뽑는 황금종려상

‘텔레라마 영화 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텔레라마 영화 축제’ 포스터.

진보적 일간지의 계열사로 영화, TV드라마, 출판, 콘서트, 전시회 등 대중문화 전반을 두루 다루는 한국의 주간지는? 이 지면을 읽고 있는 한국 독자들은 대부분 답을 알고 있을 것이라 짐작된다(혹, 답을 확인하고 싶은 분들은 읽고 있는 페이지를 잠깐 접고 표지를 보길 바란다). 재밌는 점은 같은 질문을 프랑스인들에게 던지면 열에 아홉은 <르몽드> 계열사 소속인 <텔레라마>(Telerama)라고 대답한다는 사실이다. TV와 시네마를 결합한 이름처럼 <텔레라마>는 프랑스 문화 전반을 아우르되 영화와 TV 매체에 가장 주목하는 잡지다. <텔레라마>는 여타 영화지에 뒤지지 않는 수준 높은 영화평을 게재하는 잡지로도 정평이 나 있다.

남의 나라 주간지 소개에 왜 지면을 할애하나 싶기도 하겠지만, 진짜 소개하고자 하는 건 <텔레라마>가 지난 17년간 매년 1월 중순(올해는 15일부터 21까지 열렸다)에 개최해온 영화 축제다. 이름하여 ‘텔레라마 영화 축제’. 이 행사의 컨셉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잡지 정기 구독자들에게 지난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15편 정도를 선정하게 한 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인3유로로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참고로 프랑스의 평균 영화관람료는 극장에 따라 6∼11유로 정도로 다양하다). 영화 선정 기간 동안 독자들은 ‘텔레라마 종려상’ 선정에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뽑은 최고의 영화에 대한 짧은 평을 기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행사에 참여하는 실질적인 스크린 수는 프랑스 전국 240여개에 달하고, 이는 매년 20여개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텔레라마> 독자들이 선정한 15편의 영화 중 가장 유력한 ‘텔레라마 종려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작품은 201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가장 따뜻한 색, 블루>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다. 15편의 상영작 가운데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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