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초 도발설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미국 <CNN>과 회견에서 밝힌 대통령이 다음날 홀랑 인도로 떠나버리자, 진짜 심각한가 싶어진다(저, 이건희 회장은 국내에 계시지요?). 대통령은 또 (북한이) 도발을 하면 아주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의 권력이 더 취약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체 이게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대통령이 할 소리인지 모르겠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지난 연말 직원들에게 했다고 알려진 “2015년에는 자유대한민국 체제로 통일돼 있을 것”이라는 말이 겹친다. 이들은 흡수통일을 원한다. 문제는 지나치게 자신만만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험하다. 게다가 캐릭터 특징으로 볼 때 당장 내 지갑 얇아지는 꼴을 못 보는 전임자와 달리 지금 대통령은 수틀리면 무슨 짓이든 해버릴 것 같아 더 걱정이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회고록에서 2010년 연평도 사건 당시 한국 정부가 대규모 보복계획을 세웠다가 미국의 설득으로 무마된 것을 거론했다. 그 뒤 이명박 대통령은 “매우 현실적이고 친미적”이라는 ‘칭찬’을 미국으로부터 받았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남북관계는 얼어붙었다. 보복을 했어야 했다는 게 아니다. 어떻게 보복할지까지 포함해 어떻게 북한을 ‘관리’할지 통치자의 철학이 한반도의 운명에는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현 정부의 다른 공약과 정책은 ‘LTE급’으로 폐기되거나 바뀌었지만(세상에나 1년도 안 되어!), 대북 문제는 그나마 아직… 인 상태이다. 남북 당국자들의 말만 널뛴다. 그런데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생경한 표현을 써서 말하는 순간 느낌이 왔다. 편의적인 ‘장사치’ 논리를 댔는데, 그것이 무슨 생각을 설명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본인이 생각하기 쉽고 편한 방편이라는 것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3선에 안 나서고 대권 준비를 하겠다는 말이 급기야 반갑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