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회사에 다니는 조 두셋(조시 브롤린)은 대낮에도 술을 컵에다 부어 빨대로 먹으면서 일을 하고, 길거리에 노상방뇨하는 알코올중독자다. 우여곡절 끝에 광고를 따내지만 광고주의 여자친구를 성희롱하다가 망신당하고 성사된 광고마저 날린다. 어느 날 술에 취한 조는 친구의 가게 앞에서 납치된다. 20년 뒤 조는 감금에서 풀려나고, 우연히 의료봉사를 하고 있던 마리(엘리자베스 올슨)를 만나게 된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스파이크 리 감독이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과 플롯 등 많은 부분에서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충실히 따른다. 15년이 20년으로 늘었지만 작품 안에 만두도 있고 장도리 신도 나온다. 하지만 다른 점도 많이 보인다. 영화는 먼저 조의 캐릭터를 알코올중독자에다 망나니로 설정해 고등학생 시절 그가 저지른 일들에 대한 인과율을 좀더 분명히 한다. 박찬욱 감독의 버전에는 오대수와 미도의 사랑이 있지만 리메이크작엔 그들을 상대로 한 최면술도 빠졌고 근친상간 코드도 약하다. 내레이션과 유머러스한 부분들도 빼버렸다. 그러면서 영화가 치중하는 것은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응보와 복수다. 영화는 원한을 가진 자의 복수와 자신을 가둔 자에 대한 복수로 플롯을 단순하고 분명하게 만든다. 영화는 처음부터 딸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조는 일기가 아니라 딸을 위해 편지를 쓰고 몸을 만든다. 프라이스(샬토 코플리)는 게임에 대한 대가로 조에게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확실한 보상을 제시한다. 플롯을 명료하게 만든 대신 임팩트를 줄 부분은 강하고 더 잔인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망치로 찍어 피가 솟게하고 확실히 칼로 그어버린다. 조의 부인을 그냥 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강간하고 비디오를 찍은 뒤 살해하는 식이다. 박찬욱의 <올드보이>에서 부각됐던 말, 혀, 사운드의 청각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시각적인 상징물로서 잘린 혀를 보여준다. 전형적인 미국식 리메이크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