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한 고전영화들을 발굴해 그래픽 노블로 제작하는 작업이 인도 영화산업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철 지난 작품의 리마스터링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라메쉬 시피의 고전 웨스턴 무비 <숄레이>(1975)는 개봉 당시 인도의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우며 대단한 흥행을 기록했다. <숄레이>의 권리는 현재 라메쉬 시피의 조카이자 숄레이 미디어 앤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사샤 시피가 갖고 있다. 그의 손에서 <숄레이>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3D영화로 재개봉할 예정이며 그래픽 노블 제작도 논의 중이다. 다만 지금은 시피 일가가 저작권 분쟁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가 주목된다. <숄레이>에 등장하는 악당 갑바르 싱도 원작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별도의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할리우드의 다른 빌런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갑바르 싱도 고유한 캐릭터 상품이 됐다. 숄레이 미디어 앤드 엔터테인먼트는 그래픽 인디아와 협약을 맺고 갑바르 싱을 소재로 한 그래픽 노블 <갑바르>를 제작 중이다. 그래픽 인디아의 대표 샤라드 드바라잔은 “마침내 인도의 가장 위대한 악당이 우리 손에서 만화책으로 만들어지게 됐다”는 말로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발리우드영화의 정수인 <숄레이>의 캐릭터가 우리의 디지털 작업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입게 된 것은 몹시 흥분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좀더 앞선 2012년에 인도의 대표적인 제작사 야쉬 라즈 필름은 스튜디오 내에 만화담당팀 요믹스(Yomics)를 만들었다. 야쉬 라즈 필름은 프랜차이즈영화 <둠> 시리즈, 액션영화 <엑 타 타이거> 등을 제작한 바 있다. 영화배우이자 야쉬 라즈 필름의 대표인 우다이 초프라는 요믹스의 설립의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발리우드가 만화 제작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그의 대답을 통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만화는 대단히 오래된 엔터테인먼트 양식이다. 만화에 끌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우린 오랫동안 만화를 꿈꿔왔다. 독자를 모으는 데에 우리가 만들어온 영화들이 일시적인 미끼가 될 순 있겠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우린 영화 외의 매체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닿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와 이야기를 발견하고 탐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