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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블랙 이즈 파워풀!

토니상 시상식 휩쓴 흑인 배우들… 덴젤 워싱턴 브로드웨이 복귀 뉴스도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연극계의 주목받는 신예 콘돌라 라셰드가 줄리엣으로 출연했다.

연말을 맞아 2013년의 미국 문화계를 결산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할리우드와 예술적 친척 관계인 브로드웨이의 지난 1년을 돌아보자면, 흑인 배우들의 활동이 특히 두드러졌던 것 같다. 2013년처럼 흑인 배우들이 메이저 연극 무대에서 주연이나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하고, 스포트라이트까지 받은 경우는 드물었던 것 같다. 그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가 바로 지난 6월 열린 토니상 시상식이었다. 연기부문 중 절반을 차지하는 4개 부문의 상을 흑인 배우들이 수상했고, 이들이 출연한 작품들은 대부분 인기와 호평에 힘입어 장기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특히 88살의 베테랑 배우 시실리 타이슨에게 연극부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바운티풀 가는 길>은 본래 백인 여성에 관한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토니상 시상식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흑인 배우들의 저력은 올 하반기 브로드웨이에서 관객에게 선보인 다양한 작품에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9월에 공연을 시작한 뒤, 12월 초까지 매회 매진을 기록한 올랜도 블룸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선 연극계의 주목받는 신예 콘돌라 라셰드가 줄리엣으로 출연했다. 한편 지난 11월에 오픈한 뮤지컬 <애프터 미드나이트>와 연극 <한여름 밤의 꿈> 역시 흑인 배우들의 역할이 두드러진 작품들. TV시리즈 <사이크>로 유명한 둘레 힐과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인 판타지아 바리노가 출연해 화제가 된 <애프터 미드나이트>는 1920~30년대 듀크 엘링턴이 지휘하던 할렘 나이트클럽을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더 재즈 앳 링컨 센터’의 실제 뮤지션들이 재즈 밴드로 참여해 관객의 환호성이 대단했다. <한여름 밤의 꿈>은 지난 90년대 <라이언 킹>으로 브로드웨이의 여신으로 등극했으나, 지난 2011년 <스파이더맨: 턴 오프 더 다크>에서 연출가로서는 극히 드문 퇴출까지 당했던 줄리 테이머가 다시 연출을 맡아 호평받은 작품으로, 요정의 왕 오베론 역에 <홈랜드>로 유명한 데이비드 헤어우드가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2014년에도 브로드웨이의 ‘블랙 파워’는 계속될 예정이다. 당장 덴젤 워싱턴의 브로드웨이 복귀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2010년 <펜시스>로 토니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는 당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연출가 케니 레온의 신작 <태양 속의 건포도>에 출연할 예정이다. 사실 연기만 훌륭하다면 피부색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럼에도 여전히 브로드웨이에선 ‘소수자’인 흑인 배우들이 내년에도 미국 연극계에 의미 있는 돌풍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