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개인 정보를 암호화하여 보호해주는 토르(Tor)는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으며 소스 코드도 개방되어 있다.
파일공유 검색엔진들의 음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정보공유와 저작권을 둘러싼 파일공유 사이트들과 저작권을 가진 단체들간의 법적 투쟁은 2000년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왔지만 최근에는 미국영화협회(MPAA) 등 저작권 업체가 거의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얼마 전부터 네덜란드의 반(反)불법다운로드 단체 브레인(BREIN)과 함께 비트토렌트(디지털 파일을 분산하여 공유하는 방식) 웹사이트들을 고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MPAA는 올 한해 미국에서만 12개, 미국 밖에서 최소 39개 사이트를 폐쇄시켰다. 허락받지 않은 저작물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사이트를 판권 소유자가 나서 차단시킬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저작권 침해 금지 법안’(SOPA)이 통과되기도 전에 전방위적이고 지속적인 공세로 여러 사이트들을 폐쇄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18일에는 대표적인 비트토렌트 사이트 ‘Isohunt’마저 1200억원의 배상책임과 함께 폐쇄가 결정됐다.
문제는 토렌트 사이트들의 폐쇄가 사이트 근절이 아닌 또 다른 토렌트 사이트의 양산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공유 과정마저 점차 음성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파일공유 사이트들이 고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익명 네트워크 접속 프로그램 토르(Tor)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토르는 여러 대의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에 요청을 수신 거부해 사용자 위치 및 인터넷 주소를 숨기는 프로그램으로, 관리자와 사용자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파일공유 검색 사이트들의 이같은 대응은 빠른 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불법 다운로드 근절 및 저작권 사용 실태 조사는 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경우에 따라선 현재 마련 중인 온라인 저작권 침해 금지 법안과 지적재산권 보호 법안마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 두 법안으로 대표되는 “지나친 규제가 사실상 큰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인터넷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던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의 예언이 맞아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점점 음성화되고 있는 토렌트 사이트의 움직임에 대해 저작권 업체들의 다음 대응은 무엇일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