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 대표들이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죽이는 ‘헝거게임’의 지난해 공동 우승자인 캣니스(제니퍼 로렌스)와 피타(조시 허처슨)는 여전히 헝거게임 홍보를 위해 끌려다닌다. 하지만 지배를 당하는 시민들은 주최쪽의 의도와 달리 캣니스를 희망의 상징으로 여기기 시작하고, 결국 대통령(도널드 서덜런드)과 게임 설계자 플루타치(필립 세이무어 호프먼)는 캣니스를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역대 우승자들이 모두 참가하는 스페셜 헝거게임을 열어 캣니스를 다시 출전시키는 것이다. 더 위험해진 경기장과 만만치 않은 실력의 참가자들 사이에서 캣니스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그 와중에 자신을 향한 더 큰 음모가 숨어 있음을 눈치챈다.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시리즈의 전체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헝거게임>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이 전반적인 세계관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는 억압받는 시민과 정부 사이의 본격적인 싸움을 그릴 세 번째 작품 <헝거게임: 모킹제이>를 위한 징검다리 같은 작품이다. 즉 전체 시리즈의 클라이맥스인 3편을 예고하며 새로운 갈등을 제시하는 선에 머문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시민들의 반격과 혁명이라는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하기 바로 직전에 이야기를 끝내버리는데, 이런 애매함이 영화를 감상하는 데 어쩔 수 없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한편 <콘스탄틴> <나는 전설이다> 등을 연출했던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이 새롭게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전편과 똑같은 구성을 따라간다. 즉 가난과 독재로 고통받는 캣니스가 헝거게임에 출전해야 할 이유를 얻고, 헝거게임에 나가기 위한 일련의 준비를 한 뒤, 실제로 게임에서 싸우는 구성 말이다. 하지만 전작의 단순한 반복을 피하기 위해 이번 작품은 캣니스가 참가한 싸움의 성격에 변화를 준다. 1편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했던 캣니스가 이제 시스템 자체와 싸우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분명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만의 매력 요소이다. 특히 참가자들을 경쟁자로 여겨 죽이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규칙을 역으로 이용해 참가자들과 협력하는 장면들은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다. 하지만 문제는, 앞에서 말했듯, 이런 매력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려고 할 때 다음을 예고하며 영화가 끝나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어중간한 재미만을 남긴다. 본편 자체의 완결성을 좀더 추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주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