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한 게임의 시간. 벌칙을 받은 칠봉이(유연석)가 나정(고아라)에게 키스를 했다. 이미 곯아떨어진 하숙생들을 패닝하던 카메라가 멈춘 곳은, 키스하는 그들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쓰레기(정우)의 표정이다.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가 6화에서 미래 다섯 신랑의 구도를 좁혀, 삼각멜로의 본색을 드러냈다. 먼지 쌓인 결혼식 비디오테이프처럼 굳이 꺼내보지 않았던 1994년의 기억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안절부절, 노심초사는 앞으로 더욱 끓어오를 것이다.
삼각관계로 한데 묶인 정우, 고아라, 유연석, 세 배우는 사진 촬영 내내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이 모습이 현장 분위기 그대로”라는 정우의 말처럼, 셋은 스스럼없는 사이임을 줄기차게 과시했다. 물론 그들의 애정을 증폭시킨 진짜 원동력은 <응사>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었을 것이다. “감독님이 대본을 아예 주지 않아”서 도무지 이 사랑의 끝이 어떨지 역시 짐작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으는 세 배우들은 1994년을 만끽하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