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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싸울아비
2002-02-19

시사실/싸울아비

■ Story

백제멸망 400년 뒤, 일본의 호소가와 지방. 백제 유민들이 모여 살고 있는 이곳에 백제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무사 김진오(최재성)와 고우도(이상훈)가 스승 황충현(남궁원)의 지도를 받아 신검을 만드는 데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신검 제작은 거듭 좌절되고, 황충현은 고우도에게 백제에서 온 검제작의 달인 가네마루(양택조)에게 가라고 명한다. 한편 고우도에게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으니, 호소가와 영주의 정혼녀인 오사메(우메미야 마사코)이다. 그녀가 연주하는 일본 악기 고토의 음색과 고우도의 거문고가 서로를 이끌며 이들은 서로 사랑하게 된다. 오사메는 영주와의 결혼식 전날 밤 사라지고 화가 난 영주 안도(에노키 다카아키)는 그녀를 뒤쫓는다. 황충현과 김진오가 나타나 고우도와 오사메를 보호하고자 안도의 무사들과 한판 싸움을 벌인다.

■ Review ‘싸울아비’는 삼국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말로, ‘싸우는 남자’ 즉 ‘전사’를 일컫는 말이다. 뒤에 일본으로 전해져 ‘사무라이’의 어원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영화 <싸울아비>는 백제 무사 ‘싸울아비’들과 일본 무사 ‘사무라이’들의 대결을 그림으로써 모종의 ‘무사정신’을 되살려보겠다는 의도를 표명하는 영화다. 한·일 공동제작되었고 두 나라에서 동시에 개봉되는 이 영화는 “2002 한·일 월드컵을 기념하여” 개봉일도 2월22일로 정해졌다고 한다.

백제와 일본의 무사들이 대결을 벌이고, 그 사이사이 백제 무사와 일본 여인간의 애정도 곁들여지는 이 영화에서는, 최재성, 남궁원, 양택조 등 낯익은 얼굴이지만 동시에 낯선 조합의 배우들이 일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스탭 중 눈에 띄는 이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과 오랫동안 파트너로 일했던 무술감독 다카쿠라 에이지. 와이어나 특수효과, 대역을 쓰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액션을 만들어냈는데,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은 편. 무예의 기초가 없는 배우들이 짧은 숙련만으로 사무라이의 동작을 만들어내기는 무리였던 것같다. 이야기는 품이 넓지만 매듭이 불분명해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이다.

<싸울아비>는 순제작비 40억원을 들여 제작된 영화로 80%가량이 일본 규슈 지방에서 촬영됐다. <용의 눈물> <태조 왕건>의 작가 이환경씨가 시나리오를 썼으며, 액션배우 출신 문종금 감독이 연출했다. 영주 안도 역의 에노키 다카아키는 일본의 중견탤런트 겸 배우. 여주인공 우메미야 마사코는 일본에서 CF스타로 알려져 있다. 최수임 sooee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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