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으로부터) 받은 돈은 있는데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모른다.”(문정현 대책연대 공동대표) 제1회 서울시민영화제 스탭들이 임금 미지급건 등을 해결하기 위해 2013 서울시민영화제대책연대준비회의(공동대표 장지연, 문정현, 김승욱. 이하 대책연대)를 조직하고 행동에 나섰다. 지난 8월16일 반포 세빛둥둥섬 등 서울 일대에서 제1회 서울시민영화제가 열렸다. 서울시민영화제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기업의 문화기부 형태로 예산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무료 영화 관람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열린 축제다. 그러나 영화제는 준비 과정 내내 파행 운영됐다. 대책연대에 따르면, 영화제 주관사인 (주)시네드서울은 7월부터 프로그램팀과 홍보팀 계약직 노동자의 인건비를 지불하지 않았다. 배급사에 지불해야 할 상영료와 협력업체 선금도 영화제 당일까지 미납됐다. 영화제 기간에는 상영장비의 대여료 미납으로 영화 상영이 중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10월31일 현재까지 파악된 체불 총액은 9천90여만원이다.
서울시민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은 9월22일 (주)시네드서울의 공동대표인 이혁진 조직위원장과 하진욱 집행위원장에게 영화제 도중 발생한 문제에 대해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9월27일 하 집행위원장은 10월14일까지 미지급금을 1차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 뒤 김승욱 프로그래머 및 스탭들은 동아대에서 강사로 일하는 하 집행위원장을 찾아가 지급각서(인건비 지급기일 10월31일, 협력업체 및 배급사/영화인 지급기일 11월15일)에 자필 서명을 받았다. 영화제 파행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동안 이 조직위원장은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해왔다. 영화제 예산의 쓰임을 자신은 몰랐다는 것이다.
서울시민영화제에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문정현 대책연대 공동대표는 “임금 미지급 문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영화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못한 사람들이 졸속으로 영화제를 만들어 영화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한 것”이라 말했다. 대책연대는 지급각서 기일인 11월 15일까지 계속해서 이 문제를 이슈화할 계획이다. 영화감독이기도 한 문정현 대책연대 공동대표는 영화제 준비 과정에서 생긴 일련의 사건을 <시네마 지옥>(가제)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할 예정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