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관상을 볼 능력은 없으나, 별로 인상적이지 않은 인상과 평가를 보건대 조직 안에서 ‘자기 관리’는 잘해온 분 같다. 어디든 최고 수장이 되려면 ‘운발’과 ‘처신’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지 않나. 김 후보자도 검찰 조직 특성상 그저 ‘국영수 중심으로 열심히 수사했더니 이렇게 됐어요’ 부류는 아닐 것이다. 그런 ‘꼴통들’은 찍혀나가거나 직무배제된다는 것을 최근에도 잘 보았다시피.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삼십대 중반에 ‘나중에 집 짓고 살 풍경 좋은 땅’을 사들일 생각을 했을까 참으로 궁금했다. 그 나이대는 조직에서 밥값하고 인정받기 위해 박박 길 시기인데 말이다. 좋다. 때는 바야흐로 투기 열풍이 시작될 때였으니 옆에서 꼬드기는 수작에 넘어갔다고 치자. 수천만원씩 증여받은 대학생 아이들이 일년에 천수백만원씩 돈을 불린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 무슨 공직 후보자 패션의 완성도 아니고, 하필 그의 아들은 병역비리에 악용돼온 대표적 질병인 사구체신염으로 면제를 받은 것일까. 게다가 때는 바야흐로 치국의 뜻을 품은 이들이 수신제가를 못해 줄줄이 낙마하던 뒤끝인데 말이다. 주지하다시피 어쩌다보니 이 자리까지 떠밀려올려진 분은 아닐 테고…, 시대가 너무 빨리 변한 것이다.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공적 감수성’과 ‘안 챙기면 나만 바보’이던 ‘구습’이 다른 시간의 궤적을 돌다 충돌한 결과일 것이다. 야속한 시대 같으니라고. 이것에 많이 당황하신 어떤 분은 영어, 한국어 다 잘하는 아들을 놓고 “언어장애가 있다”고 둘러대다 들통나기도 하는 것이다(이런 분이 다른 건 몰라도 ‘국사’를 관장하면 안되죠). 젊은 시절부터 남다른 ‘자연사랑’으로 땅을 장만하고 국적이든 군복무든 자식의 뜻을 ‘존중’한 분들은 스스로 공직을 맡지 않았으면 좋겠다. 털어 먼지 안 나는 사람 세상에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