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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가 최초예요

다큐멘터리 <성스러운 도로>, 이례적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성스러운 도로> 포스터

다큐멘터리로는 처음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지안프란코 로시 감독

유럽의 재정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베니스의 선택이 흥미롭다. 지난 9월 초에 열린 제70회 베니스영화제는 이탈리아 영화감독 지안프란코 로시와 그리스 영화감독 알렉산드로스 아브라나스가 각각 황금사자상과 은사자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그리스는 최근 몇년간 심각한 경제 위기로 영화산업 투자가 위축된 대표적인 나라이고, 이탈리아 역시 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으니, 두 나라의 영화계는 오랜만에 경사를 맞은 듯 행복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유럽영화 두편이 베니스영화제 주요 부문의 상을 수상한 건 베니스영화제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지만 유럽 재정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경기 침체로 경색되어 있는 이탈리아 영화계와 그리스 영화계에 큰 힘을 실어준 것은 분명하다.

지안프란코 로시가 만든 <성스러운 도로>(Sacro GRA)의 황금사자상 수상은, 이탈리아로서는 1998년 잔니 아멜리오 감독이 <그렇게 웃던 그들>(Cosi ridevano)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15년 만의 영광이다. <성스러운 도로>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외곽순환도로 그라(GRA)와 그 주변부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응급의료요원, 종려나무를 키우는 남자, 양식장을 운영하는 부부, 귀족, 트랜스젠더 커플. 지안프란코 로시 감독은 <성스러운 도로>를 찍기 위해 2년 동안 70km에 달하는 로마 외곽순환도로를 누비고 다녔다고 한다. 직접 카메라를 둘러멘 그는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 관찰한 뒤 그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다.

베니스영화제는 올해 도널드 럼스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의 이야기를 다룬 <언논 논>(The Unknown Known)과 <성스러운 도로> 등 두편의 다큐멘터리를 처음으로 경쟁부문에 초청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안프란코 로시 감독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나란히 어깨를 겨룬 경쟁에서 다큐멘터리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이로써 다큐멘터리에 대한 편견의 장벽이 무너졌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성스러운 도로>와 은사자상을 수상하고 배우 테미스 파누에게 남우주연상까지 안긴 <미스 바이올런스>(Miss Violence)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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