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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그냥 Go하면 안되겠니?
윤혜지 2013-10-15

편집권을 둘러싼 영화사와 감독간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듯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뚝심이 없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그래비티>가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알폰소 쿠아론은 SF웹진 <아이오나인>(io9)과의 인터뷰에서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픽처스 경영진으로부터 스토리를 수정하라는 압박이 있었음을 밝혔다. 알폰소 쿠아론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수백명의 사람이 당신의 주위를 돌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동안 당신은 무언가를 창조해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것과 같다. 심지어 그들은 제각기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라는 표현으로 촬영 당시 느꼈던 부담감을 토로했다. 알폰소 쿠아론에 의하면 스튜디오쪽에서 내놓은 주된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영화에 등장하는 관제센터 휴스턴의 분량을 잘라낼 것, 각본에 라이언(샌드라 불럭)의 과거를 알려주는 플래시백을 삽입할 것, 미사일 공격을 받게 할 것, 직접적인 적을 만들어 좀더 역동적인 액션 장면을 연출할 것 등이다. 하지만 결국 알폰소 쿠아론은 스튜디오쪽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엔 “이 또한 영화를 만드는 과정 중 하나였다”고만 답했다.

할리우드에서 <설국열차>를 연출했던 봉준호 감독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설국열차>의 북미 배급을 맡았던 웨인스타인 컴퍼니의 요청으로 봉준호 감독은 본편에서 20분가량을 삭제했고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웨인스타인 컴퍼니가 배급을 맡은 6개 국가엔 편집된 버전의 <설국열차>가 상영될 예정이다. SBS E!에 따르면, 10월7일 열린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설국열차>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웨인스타인은 배급하는 영화를 미국 관객의 성향에 맞게 자연스럽게 재편집해왔다”며 “<설국열차>가 이상한 케이스에 휘말리거나 갈등이 있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결과물이 어떤 모양새로 드러나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편집권을 사이에 둔 영화사와 감독간의 줄다리기는 앞으로도 팽팽하게 이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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