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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인종차별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

흥행가도를 달리는 <리 대니얼스의 버틀러>

<리 대니얼스의 버틀러> 포스터.

<리 대니얼스의 버틀러>(이하 <버틀러>)를 둘러싼 미국 내 인종주의 논란이 뜨겁다. 8월16일 개봉해 2주째 미국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있는 <버틀러>는 1952년부터 34년간 7명의 대통령을 보필한 백악관 흑인 집사 유진 앨런의 삶을 다룬 휴먼드라마다. 특히 백악관 내 인종차별 문제를 강조하기 위해 극적 장치를 적극 활용한 픽션으로 알려져 있다. 그 예로 영화 속 앨런에게는 실제 앨런에게 없었던 시민권 운동가 아들이 존재하며, 또 다른 흑인 집사의 부인 역으로 오프라 윈프리도 등장한다. 영화를 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눈물을 흘렸다”며 엄지를 들었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아들 마이클 레이건은 “거짓말투성이”라며 야유를 보냈다.

먼저 칼을 뽑아든 건 레이건이다. “실제 유진 앨런과 알고 지낸 사이”라는 그는 8월22일 보수 웹사이트 ‘뉴스맥스’ 칼럼에서 “다른 행성에서 온 <버틀러>”라며 영화에 야유를 보냈다. 실제 앨런은 훨씬 행복한 삶을 살았으며 “할리우드의 진보당원들은 우리 아버지가 그랬다고 믿고 싶”겠지만 “우리 아버지는 그들을 개개인의 미국인으로 대했다”고 항변했다. 반면 오바마는 2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같은 백악관, 다른 경험담으로 <버틀러>를 방어했다. 아내과 두딸을 데리고 처음 백악관에 도착했을 때 집사들이 “‘우리 딸이랑 닮았다’는 말로 반겨주었”으며 “그들에게는 우리의 백악관 입성이 감동적인 순간이었던 것 같고,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한편 <버틀러> 찬반 논란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트레이본 마틴 사건이다. 지난 7월, 플로리다 법원이 무고한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을 불심검문 도중 살해한 플로리다주 자경단원 조지 짐머먼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판결에 대한 미국인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8월28일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노예 해방 100주년을 기념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명연설을 한 지 50주년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 경찰의 총에 무고하게 죽은 흑인 청년의 마지막 하루를 다룬 <프루트베일 스테이션>도 강력한 오스카상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역시 오스카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버틀러>도 어디까지 승리의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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