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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행동하라’ <일탈여행: 프라이빗 아일랜드>
윤혜지 2013-08-28

여기, 당신의 로망을 이루어줄 비밀스런 섬이 있다. 이름하여 ‘프라이빗 아일랜드’. 친구 사이인 세 여자, 인아(손은서), 나나(신소율), 유리(다은)는 뜨거운 여름을 즐기기 위해 오키나와 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잘생긴 민석(이준헌)에게 첫눈에 반한 유리는 나나의 조언을 듣고 민석을 유혹한다. 나나와 유리가 민석과 어울리는 사이, 인아는 섬에 놀러온 예비부부 세라(김진선), 윤수(한재범)와 가까워진다. 유리의 애인이 된 민석은 나나에게 셋이서 섹스를 하자고 제안하고, 인아는 세라와 윤수 사이에서 묘한 관계를 형성한다. 아무도 아는 이 없는 낯선 섬에서 네 여자와 두 남자는 서로를 향한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일탈여행: 프라이빗 아일랜드>는 <첫 눈> <스타: 빛나는 사랑>에 이은 한상희 감독의 세 번째 한•일 합작영화다.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유명 관광지와 먹거리를 잔뜩 보여준다. 영화가 끝나면 딱 세 가지만 머릿속에 남는다. “마음이 가는 대로 자유롭게 행동하라”는 메시지와 섹스 신, 오키나와 섬의 관광정보다. 하지만 세 요소가 교차하는 방식이 너무 단조로워 앞의 메시지는 설득력을 잃는다. 이전 장면들과 감정적으로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는 섹스 신들은 불필요하게 길고 집요하다. 관광정보는 TV드라마 간접광고 못지않게 정직하고 노골적으로 제시된다. ‘자유롭게 행동하라’는 메시지가 쉴새없이 반복되는 만큼 등장인물들이 정말 자유로웠을지도 의문이다. 감춰둔 욕망을 푸는 장면은 보여주지만 풀린 욕구를 어떻게 수습하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분위기에 휩쓸려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까진 충분히 이해되는데 그 뒷감당을 어떻게 했는지 관객은 알 수 없다. 영화 안의 서사는 여행지에서 끝나도 괜찮지만, 영화 밖의 현실은 잠깐의 일탈로 끝나지 않는다. 좀더 그럴듯한 ‘막장’이었다면 속이라도 시원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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